[과학상점과 청년학생들과의 만남] 하나 - “KAIST '과학기술과 매스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면서

갓 스물을 넘긴 학생들의 눈빛은 참으로 진지했습니다. 10여 년 전의 옛날(?) 캠퍼스 추억 속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요즘 대학생들의 학습태도에 대해 막연한 불신을 갖고 있었지요. 게다가 “과학기술과 시민참여, 그리고 과학상점”이라는 딱딱한 주제가 학생들의 집중력을 더욱 흐트러뜨리게 될 거라는 편견도 있었습니다. 강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주제 강의를 약 1시간 정도 진행하고 -사실 30분이면 될 줄 알았는데 저의 감추어진 말빨인지 말재주인지에 스스로 약간 놀랐습니다- 그 다음 30분 동안은 “대전 1,2 공단 환경개선 활동” 자료 검토와 토론을 시켰습니다. 마지막으로 분임토의를 통해 정리된 “과학상점 조사연구활동 계획”을 발표하게 했습니다. 자신이 참터지기가 되었다고 가정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조사연구 활동에 대해 스스로 계획을 수립해 해 봄으로써 과학상점의 중요성을 조금이라도 나누어 보자는 데 이번 강의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발표를 보면서, 과학상점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어서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지역주민을 ‘전문지식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3시간이라는 부족한 시간이나마 과학기술자로 살아가려 하는, 그리고 한국사회 공동체 속에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공계 대학생들이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좀더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자리를 마련해 주신 유승삼 교수께 감사의 마음을 함께 부칩니다. 글/ 이상동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