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를 저명한 사람들이 규정하지 않더라도 세계에서 누구나 이야기하듯 '속도에 대한 민감성'을 누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살아가려면 그 속도 만큼이나 망각을 전제로 합니다. 거꾸로 규정한다면 '망각중독증'의 이면이 있다고 봐야하나요? 반추한다는 것 조차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닐까요? 변화한다고 해서 지난 것을 잊어야 하고, 앞으로 행보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면, 이것은 사회 추세라고 보기보다는 병리 현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은 아닐까요?

망각, 뻔뻔스러움, 잊음을 전제로 한 끊임없는 새로운 것의 추구. 그 과속에 또 누구 가속페달을 지금 밟고 있을까요? 한달뒤면 '바다이야기'가 소멸하며 또 어떤 이야기가 지상을 도배할까요?

이번 학기엔 전 학기보다 많은 학생들이 자원활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40여명이나 되는 학생들과 참터회원들은 자기 일터와 공간을 벗어나, 학생들도 자기만의 공간을 벗어나 좀더 사회에 한발 내딛어 공적인 일을 함께 나누게 되었습니다. 으뜸참터지기님의 설명에서 참조되겠지만, 집중활동을 정해서 반복되는 문제점이 어디에서 연유하는지?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라, 사회-제도적, 문화적인 측면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돌이켜보기로 하였습니다. 많은 조사연구는 할 수 없겠지만, 쌓이는 맛이 있다보면 근본적인 매듭에 다가설 수 있겠지요. '망각증'에 대한 치유와 '발본색원'의 출발이 될 수 있을까요? 과속을 조금이라도 줄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까요? 그것은 우리의 몫이겠죠. 하는 만큼... ...

해수면 온도가 높아 여름이 무척 길다고 합니다. 건강 유념하시구. 참터에 시원한 관심도 보내주시고, 참여도 해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회원분들에게 아마 자원학생들이 무척 친한 척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평온을 기원하며 이만 줄입니다.

/ 노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