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터 6년을 바라보며

김민수 (운영위원장)

안녕하세요. 참터 제7대 운영위원장 김민수입니다.

총회 이후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인사가 많이 늦어졌습니다.

3월 29일 총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참터 운영위원장직을 계속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 해 각자의 직장상황 등의 이유로 참터의 기존 핵심 멤버들의 활동력이 바닥에 머무는 상황이 이어지다, 올해 초부터 다시 힘을 모으고 활동 기반을 추스르면서 운영위와 사무국 활동 체계를 다시금 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속에서 저 자신도 대표역할 수행 여부를 놓고 한동안 생각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지난해 회원들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쳤을 참터의 활동모습들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서 말이지요.

순간순간 오갔던 생각들과 고민들을 이 자리에 다 담는 것은 불필요할 것 같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물론 ‘능력’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이 시기 참터에는 ‘책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참터 운영위원장직 연임은 회원이나 운영위원들의 인정이나 권고가 아닌, 밑도 끝도 없는 골통 창립멤버의 책임의식에서 비롯된 셈입니다.

얼굴을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우리 회원들의 모습과 그 분들이 품고 있는 참터에 대한 기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회원들께서 생활과 활동 속에서, 또한 참터를 바라보면서 가지시는 생각과 고민들을 가급적 회원분들 각자의 자리에서 더듬어 보고 싶습니다. 그래야만 치기 어린 책임의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올해 7월이면 참터 창립 만 6년을 맞이합니다.

거쳐 온 시간 속에 일구어낸 성과가 아닌, 단순히 반복되는 시간의 주기를 언급하는 입장이 부끄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념이란 것이 궁극에는 맞이함이 아닌 되돌아봄이라는 것에 생각이 닿습니다. 물론, 새로운 나아감을 위한 되돌아봄이겠지요.

지난 해 운영위원장 당선 인사글을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준비 없이 맡게 된 자리, 공백 발생이 빤히 예정된 조직 상황. 그 속에서 현실의 어려움에 대한 토로와 함께 구체성 결여된 회원에 대한 기대와 요청만 일렁이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속일 수 없는 그 시점의 단면도입니다.

다행히 올해 여건은 많이 나아질 듯합니다. 어려운 한 해를 거쳐 오면서 조금 더 단단해 지고, 참터의 모습에 대한 고민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꾸리는 것조차 버겁던 시간을 지나 이제 활동력이 다시 회복되고 있고, 운영위원들께서도 각자의 역할을 맡아 더욱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부치기로 약속해 주신 것이 무엇보다 큰 변화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 운영위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사무국 업무에 여전히 공백이 있긴 하나, 이 역시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의 협조로 상당 부분 채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참터 설립 초기부터 어설프게 주장해 왔던 참여에 기반한 나눔과 통합의 활동원칙이 뒤늦게나마 싹이 트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바탕에 마음만 급하고 역량은 부족하기만한 집행위원들의 재촉이 아니라 운영위원분들의 적극적 의지가 있었다는 점이, 여전히 껍데기를 벗지 못하는 소위 ‘기존 핵심 멤버’들의 입장에서는 부끄럽기도 하지만 또한 더욱 반갑기도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변화에 만족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운영위원들의 관심과 노력을 디딤돌 삼아 회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길들을 모색하면서, 동시에 5년여의 노력과 시행착오들을 엮어 조금씩 결실로 일구어 나가는 것이 중요한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에 앞서, 참여 없는 참터는 참터가 그리는 진정한 모습이 아니기에, 여전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는 회원분들의 관심과 기대를 다양한 방식으로 두드려 보며, 참터의 전망을 회원분들과 공유하고 문턱을 낮추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하리라 봅니다. 6년을 넘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시간들에 대한 전망은 회원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으로도 만족스럽지 못함을 압니다. 참터가 그려온 청사진을 실현해 가기에 현실의 모습이 턱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기다려 주시는 회원분들께 부끄럽지 않고자 노력하려 합니다. 어쩌면 우리가 참터라는 단체 속에서 너무 거창한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그릇된 꿈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또한 누군가는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에 잘못이 있다면, 이는 회원분들과의 소통을 통해 다듬어 나가고자 합니다.

총회 자리에서도 몇 가지 고민과 생각들을 풀어놓은 바 있습니다만, 여러 가지 고민들을 짧은 글에 담아 전달하기에는 오해의 여지가 더 클 것 같아, 세세한 내용을 담아 전해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올해의 활동과 사업을 통해 회원 여러분들의 생각과 목소리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더 큰 나눔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짧지 않은 시간, 기대해 주시고 지켜봐 주신 회원분들께 먼저 감사를 드립니다. 더불어 과학을 산업의 도구로, 과학문화를 이공계 진학률 제고의 수단으로만 이해하는 이 시대 한국의 사회 현실 속에서, 사람과 사회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을 고민하고 제안하며 작지만 의미있는 징검다리를 준비하는 참터를 지속적으로 격려해 주시고 도움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