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 보림
      “물 한 방울” - 소년한길
      “Why? 물” - 예림당
      “물방울이 되어 정수장에 갇히다” - 비룡소
      “비 오는 날” - 시공주니어

      1회 발제문 - 과학전쟁 [2011. 3. 8.]
      2회 발제문 - 청부과학 [2011. 4. 25.]
      3회 발제문 - 히틀러의 과학자들 [2011. 6. 14.]

어린이 과학책 모임을 순산하고, STS 독서세미나를 또 다른 모습으로 선보일 알짜 교육위원회가 다시 열렸습니다. 참신성, 실행력, 파급력을 고려하여 멋진 아이디어를 펼칠 교육위원회가 당신의 참신함과 땀, 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벌써 3년 뒤의 새로운 현실을 이미 이곳에서 만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현실을 함께 하세요. 당신의 고민과 아이디어 한 방울로 참터의 생각이 넘쳐흐르도록 말입니다.
함께 해주세요. 여~러~분!!! (임재범 끌어다 씁니다. ^^ 제발요~!)

교육위원회에서 어린이 대상의 권장 과학도서 선정 활동을 제안하여, 지난해 11월부터 어린이 과학책 모임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어린이 과학책이라는 다소 낯선 분야를 열어보면서 새로운 안목을 쌓고 있지요. 인기나 판매율과는 별개로 어른이 보아도 탐구심이 절로 생기면서 ‘우와~!’ 감탄이 터져 나오는 재미있고 또 보고 싶은 책이 있는가 하면, 유명 시리즈임에도 책값이 아까운 책도 있고, 이 정도면 우리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도 있었답니다. 지난 겨울에는 ‘물’을 주제로 한 책들을 함께 살펴보고, 올 봄에는 ‘화산’을 주제로 한 책들을 함께 보았답니다.
더운 8월에는 새로운 주제의 책을 선정하고, 9월부터 별똥별아줌마 시리즈로 유명한 이지유 선생님의 강의를 들어보면서 새로운 구성원을 만나려합니다. 가을부터는 학부모님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오전에 모임을 진행하려 하니, 관심 있는 분들과 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학부모님 회원의 참여와 주변 홍보를 부탁드려요. 어른이 읽어보고 집에서 아이에게도 읽혀 보면 1석2조! 누구나 환영이랍니다.

STS가 뭐냐구요?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과학기술과 사회랍니다. 인터넷 검색하면 스테인레스스틸이 나올지도 모르지만요.^^ STS 독서 모임은 ‘과학의 정치화’ 세미나 시리즈로 시작해서 올해 3월부터 거의 매달 1회씩 진행되고 있답니다.
지난 6월 모임에서 함께 나눈 책 “히틀러의 과학자들”에 등장하는 2차 대전 즈음의 핵분열 연구와 원자폭탄 개발 등에 이어지는 주제로써, 7월에는 최근의 핫이슈였던 원전에 대해 다뤄 보았습니다. 인터넷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는 뜨거운 책, “원전을 멈춰라: 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는 20여년 전에 일본에서 쓰인 책이고 후쿠시마 사고 후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된 책이지만, 정확하게 오늘날의 상황을 예언하고 있네요. 녹색연합도 추천하는 책이군요.
8월에는 휴가 등의 일정으로 건너뛰고, 9월 초에 “기후변화의 유혹, 원자력”으로 세미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사실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하고, 사회를 꿰뚫어보는데 유용한, 그리고 토론도 하면서 우리의 할 일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시간만 맞으시면 꼭 책을 읽지 못하셨더라도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으니, 언제든 방문해 주세요!!

반상근 활동가로 1년 가까이 근무해 온 노경은 사무차장이 남편 문준혁 회원의 직장 이동에 따라 대전지역을 떠나게 되어, 새로운 사무국 활동가 채용을 위한 공고를 냈습니다. 새로 뽑게 되는 활동가는 참터의 활동 기반 강화와 일상 활동 추진력 확보를 위해 다소의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면서 상근직 사무국장급 기준으로 채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간 몇몇 분들을 접촉해 보았으나 여전히 활동가 채용에 난항을 겪고 있어, 업무 공백의 장기화가 우려 되는 상황입니다. 관점과 전망을 공유하며 참터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분을 찾고자 하오니,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또는 추천을 바랍니다.
근무 조건 등 채용 관련 상세 내용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세요.
      시민참여연구센터 사무국 활동가 채용 공고

참터와 대전시민아카데미, 대전학부모연대 중 둘 이상에 함께 가입하신 회원께서는 그간 회비 출금 때마다 참터 이름으로 회비가 중복 인출되어 종종 오해가 발생되었습니다. 참터의 회비납부 관리는 CMS 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CMS 사용료 등의 문제로 그간 세 단체 회비가 모두 참터 명의로 출금, 관리되고 있었답니다.
이번 8월부터는 CMS상에서 아카데미 회비 관리가 분리됩니다. 참터와 학부모연대의 회비는 시민참여연구센터 이름으로 통장에 계속 찍히겠지만, 아카데미 회비는 대전시민아카데미 이름으로 통장에 찍히게 됩니다. 그간 사무국에서는 세 단체의 500명이 넘는 회원에 대한 입출금 관리와 관련 회계 작업에 많은 시간을 뺏기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조정으로 관리 규모가 줄어 참터의 고유 활동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8월 중에는 통장 한 번 슬쩍 확인해 주시구요. 혹시 참터 이름이 통장에 찍히지 않는다면…, 친절히 전화드릴 터이니 반갑게 맞아주세요.^^ 먼저 발견하시고 전화 주신다면 당연히 대환영입니다~.

작년 12월 말 발생된 참터 서버의 다운으로 홈페이지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근 6개월간 지속되었습니다. 올해 초 임시적인 서버 재가동 조치를 통해 서비스를 잠시 재개한 바 있었으나, 서버 다운이 또 다시 발생하면서 서버 이전 등 특단의 대책까지 고려하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 지난 해 영국으로 박사후 연수를 떠난 기존 서버 관리자 오상순 회원의 원격 협조를 통해 서버 구성을 파악하고 재가동 및 재구성 작업을 진행하여, 현재는 다시 홈페이지가 별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서비스의 중단으로 오랜 기간 불편을 겪으신 회원 및 사용자 분들께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참터 운영위원이자 ETRI노동조합의 총무부장인 원용숙 회원이 6월 16일 아침에 늦은 둘째로 건강한 사내아이를 출산하였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첫째 아이 연두의 이름에서 돌림자를 따 ‘만두’라는 태명으로 불렸던 아이는 이제 ‘문규’라는 어엿한 이름을 얻어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이 되었다고 하네요.
아주 오랜만의 출산에 처음에는 작고 여린 아기를 어찌 안아야 할지 몰라 했던 원용숙 회원은 금방 아기와 산후조리원 생활에 익숙해졌다고 합니다. 첫째 때보다 모유 수유도 어려움 없이 진행되었고 몸도 별 탈 없이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고 하는군요. 둘째의 출산에 처음에는 시샘을 보이기도 하던 연두도 이젠 동생을 제법 잘 돌봐주고 예뻐해 준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참터 회원 여러분! 그리고 참터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계신 뉴스레터 독자 여러분!

지난 호 뉴스레터 이후로 여러분과의 만남이 너무도 뜸했습니다. 시간은 항상 멀거니 서 있는 우리 곁을 조용히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는 것 같습니다. 알릴만한 활동도 내용도 없이 마냥 놀고 있었던 것도 아니건만, 무언가 내부적으로 부지런히 준비하고 움직여왔으면서도, 소식 나눔에 소홀했던 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굳이 덧붙여 보자면, 참터 서버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 반년 가까이 지속되어 뉴스레터 발간에 문제가 발생한 것도 사실이지만, 해결 방안 모색 등 적극적 노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활동인력이 부족한 참터의 현실에서 업무배분 체계에 여전히 공백이 많다보니 발생된 상황이라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앞으로는 소통에 더 큰 책임성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약속도 함께 전해 드립니다.

지난 해 가을 교육위원회와 정책위원회가 참터 내 공식적인 분과위원회로 발족했습니다. 이들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논의되고 새로운 활동 기획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몇몇 아이디어들은 실질적인 회원모임이나 활동으로 구체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새로운 활동의 확장을 기꺼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함께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한 가닥이 진한 연기로 피어오릅니다. 여전한 아쉬움! 그리고 또한 우려와 미안함! 이전에 비하자면 수적으로야 늘긴 했지만, 여전히 적은 수의 운영위원과 회원들께서 부족한 시간을 쪼개가며 여러 활동들을 함께 챙기느라 노력하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와 박힙니다. 관심 있는 활동에 스스로 참여하시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부채감과 미안함이 밀려옵니다. ‘더 많은 회원들이 활동에 참여해 주신다면, 저 분들의 활동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덜 수 있을 텐데…. 그리고 집중하고 싶은 활동을 더 즐겁게 펼치실 수 있을 텐데….’

회원들의 활동 참여를 이끌어 내고 새로운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집행위와 활동가의 역할일 테지만, 아직 그런 작업에조차 허덕일 수밖에 없는 참여의 조직 현실에 다시 마음이 닿습니다. 회원분들께 활동 소식이라도 열심히 알려드렸어야 하지만, 그러고 보니 그것도 많이 소홀했었군요. 물론 다른 노력들이 더 필요할 테지만, 이번 호 뉴스레터의 활동 관련 부분을 관심 깊게 살펴봐 주시고, 관심 있으신 활동에는 먼저 손을 뻗어달라는 부탁을 일단 조급한 마음으로 먼저 전해 드립니다.

글을 통해 회원분들을 뵙고 인사를 드릴 때마다 ‘활동 여건과 역량’에 대한 언급을 되뇐 듯합니다. 7년이면 어느 정도 자립적 기반을 확보할 기간이 되었을 법도 한데, 여전한 읊조림이 핑계인 마냥 쑥스럽기도 합니다.

전임 활동가 기반이 약한 참터의 현실 극복을 위해, 올해 3월 총회에서는 분과위원회를 포함한 활동 영역별 책임 부위원장 체제를 도입하였습니다. 부위원장을 5명까지 둘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고, 운영위원장과 4명의 부위원장으로 구성된 운영위원장단이 선출되었습니다. 제한된 현실 여건에서 역할 분담과 책임성 강화를 통해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자구적 노력인 셈입니다.

여러 형태의 활동 확장을 고민하고 있는 이 시기에, 회원들의 참여 확대, 운영위원장단의 책임성 강화와 더불어 참터의 가장 큰 숙제거리가 바로 안정적 운영과 활동 수행의 기반이 될 상근 활동가의 확보입니다. 1년 가까이 반상근 활동을 수행해 온 노경은 사무차장의 예정된 퇴직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어느 정도의 재정적 무리를 감수하면서도 상근 수준의 활동가 채용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이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몇몇 분들이 물망에 오르고 접촉이 진행되긴 했지만, 여전히 채용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회원 여러분께서 좀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참터가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도록 주변 단체나 지인들께도 기회 닿을 때마다 널리 알려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그런 여러분의 관심과 노력에 참터는 든든한 활동 기반을 구축하여 더 멀리 더 힘차게 뛰는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겉으로 잘 드러나 보이진 않지만, 최근 몇 년간 참터는 운영과 참여 구조를 조정하고 활동 공간들을 재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많은 분들의 참여 속에서 몇몇 성과들이 가시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하반기에는 아마도 몇 가지 결과물들을 정리해서 회원 여러분과 우리를 둘러싼 주변사회에 내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좀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참터 7년의 세월 속에 유형·무형으로 쌓아 온 많은 것들을 성과로 이어내기 위한 더 적극적인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참터 회원의 만족감을 높이고 나아가 참터의 자립구조를 확보하는 선순환 체계의 구축을 위해서도, 이 시점에 참터 내의 성공 경험을 만들고 확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떤 활동이든, 어떤 성과든 집행위와 운영위가 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새로운 활동 공간을 모색하고 활동을 시도하여 의의와 가치를 검증·평가해 볼 수는 있지만, 결국 지속적인 성과는 회원 여러분의 참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역설적으로 시민참여연구센터에서 ‘참여’는 항상 가장 큰 숙제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그 숙제에 대한 답을 어느 한쪽에 미루지 않고 ‘함께’ 찾아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무더운 한여름 열기가 이울고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기 시작할 무렵이면 좀 더 가까이에서 회원 여러분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하며, 그간 회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 드립니다.

2011년 7월 20일 늦은 밤
참터 운영위원장 김민수 올림

1.

굳이 참터의 관점을 내밀지 않더라도 올해 상반기에 전 세계인의 이목을 빨아들인 가장 큰 이슈는 당연히 일본 동북지역을 강타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일 것입니다.

3월 11일 오후 일본 센다이 동쪽 179km 지점 해역에서 규모 9.0의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였고, 지진해일이 태평양 연안의 일본 지역을 강타했습니다. 이로 인해 1만5천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일본 동북부는 지역에 따라 최대 5.2m 동쪽으로 움직였으며, 지구의 자전축도 10cm 이상 이동하여 하루의 길이가 100만분의 1.8초 단축되었다고 합니다. 대지진 이후로 최근까지도 크고 작은 지진들이 인근 지역에서 빈발하고 있습니다. 지진과 해일의 규모나 피해도 끔찍하지만, 그 영향으로 발생된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노심 용융, 방사능 유출 사고는 전 세계를 더 큰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전 세계인이 방사능 재해에 대한 두려움을 품고 수습에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후쿠시마 사태를 주시하였고, 많은 나라들이 원전 정책을 철회하는 근본적 결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 정부는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능 물질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전무하며 국내 원전은 절대 안전하다는 근거 없는 발표를 내어놓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3월말 강원지역을 시작으로 국내 측정소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고 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이를 확인함에 따라 진실은 은폐하기에 급급한 정부의 모습이 백일하에 드러났고, 고리·월성 노후 원전에 대한 폐쇄 요구가 인근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드높아졌습니다. 6월 29일에는 일본 원전사고를 거울삼아 원자력 안전과 관련한 여러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으나, 원자력 안전 규제기관의 독립성 확보 등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여러 과제들이 남아있습니다.

2.

일본 대지진을 보며 자연의 위력에 놀란 국민들에게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이 또 다른 관심꺼리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유럽의 항공대란을 불러왔던 아일랜드 화산 폭발에 비길 수 없을 정도의 큰 폭발이 수년 내 백두산에서 발생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은 지난해에도 간간히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올해 봄에 새삼스레 백두산 화산이 국민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그동안 백두산 관련 남북협력에 무심한 태도를 보여 왔던 북한이 일본 대지진 직후인 3월 17일 백두산 관련 공동연구 등의 협의를 제안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호응하여 3월과 4월에 전문가회의가 진행되었고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협력방안에 대한 논의들이 오갔으나, 논의 과정에서 발생된 마찰로 현재는 더 이상 진척이 되지 못하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백두산에서 화산 폭발이 발생할 경우 천지에 홍수를 일으켜 인근지역에 대규모 홍수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며, 고온의 화산 분출물로 중국과 북한이 직접적 피해를 입어 북한의 경우 체제 붕괴까지도 발생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많은 양의 화산재가 일본에까지 날아가 떨어지고, 분출된 황산화물이 북미와 그린란드까지 확산될 수 있으며, 미세한 화산재가 성층권 내에 머물며 동아시아 일대의 기온을 떨어트리고 냉해와 기근을 야기할 수 있다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연구정보만으로는 백두산 화산의 폭발시기가 정말 수년 내가 될지 아니면 수십 년 이후가 될지 분명한 예측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3.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과 자연파괴에 대한 자연의 역습과 재해는 최근 들어 다양한 형태로 발생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4대강 사업의 무분별한 준설에 따른 피해입니다.

지난 6월 25일에는 6.25에 때맞추어 ‘호국의 다리’라 불리는 칠곡 왜관철교(등록문화재 제406호)가 4대강 준설에 따른 교각 보강공사의 부실로 인해 태풍 ‘메아리’로 불어난 빗물에 일부구간 붕괴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전부터 구조적 문제가 지적되었던 상주보 또한 다음 날인 26일에 붕괴되고 말았습니다.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발생된 구미시의 단수사태 역시 두 번 모두 잘못된 준설 작업으로 인해 발생된 사건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대전에 인접한 금강은 물론 한강·낙동강·영산강 구별할 것 없이 지류가 4대강 본류로 흘러드는 곳곳에서는 과도한 본류 준설에 의한 지천과 본류 바닥의 높이 차이로 인해 지천 바닥이 심하게 깎여나가는 ‘역행침식’ 현상이 봄비에도 매우 심각하게 드러났으며, 지천에서 깎여나간 모래가 이미 준설된 본류 바닥을 다시 메워 스스로 균형 상태를 회복하려는 자연의 놀라운 자기복원 능력도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4대강 지류·지천에 대한 정비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을 내어놓고 있어 더 큰 우려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4.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 이어진 구제역 발생지역 가축의 살처분과 침출수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구제역 확산에 대해 정부는 매뉴얼에 따른 초기대처에는 손 놓은 채 확산의 책임을 축산농민에게만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구제역 사태의 전국적 확산을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4,800여개 매몰지에서 400만 마리가 넘는 구제역 가축의 살처분이 이뤄지는 과정에서는 침출수 누출 방지를 위한 매몰지 구조에 대한 규정도, 주거지와 지하수·수원지 등으로부터 일정 거리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규정도 완전히 무시한 무분별한 집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결과 국민들이 우려한 침출수 문제가 현실로 닥치자 한때 MB정부에서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는 이는 침출수를 퇴비화해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아 국민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침출수 오염과 관련해서는 3월말 이천시의 지하수 오염이 첫 번째 공식 확인사례로 보고되었는데, 정부와 관련기관은 초기에 이를 부인하다 뒤늦게 매몰가축을 옮기는 늑장대처를 보였습니다. 비슷한 시기 안성에서도 침출수 문제가 불거졌고, 이후 전국 각지에서 연이어 침출수 사태가 보고되고 있으나, 정부에서는 여전히 침출수 문제를 은폐 혹은 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식수 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의 상수도 확충사업 영역도 계획보다 축소하는 등 대처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5.

화석연료의 사용 확대로 인해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지구온난화가 예기치 않은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혹자는 올 초의 폭설과 한파를 보며 오히려 지구한랭화가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또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지구온난화로 북극해의 얼음이 줄어들면서 시베리아 지역에 내리는 눈은 오히려 많아졌고, 쌓인 눈이 태양열을 반사하여 상층 공기가 차가워짐에 따라, 극지방과 중위도 사이에 형성되는 제트기류가 남하하여 중위도 지방에 한파가 발생된다는 설명입니다.

위의 설명은 지구온난화가 올해 초와 같은 중위도 지역 한파를 초래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 스스로 정상 범위를 벗어난 기후에 대한 자기조절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위대한 어머니,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는 여전히 살아있는가 봅니다. 하지만 지구가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려는 노력을 보며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자기조절 과정에서 여름과 겨울의 온도 변화는 더욱 커지고 있고, 폭우와 폭설이 더욱 잦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것을 품어주었던 어머니 여신의 분노가 터져 나오는 상황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해석일지 모릅니다.

6.

자연재해 이야기가 길었지만 인간에 의한 재해 이야기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하긴 앞의 자연재해들 중에도 따지고 보면 인간이 초래한 것들이 많긴 하네요.

6월 23일 서울행정법원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직원과 유족 5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한 직원 2명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고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소송기간 기준 1년 5개월, 최초 산재신청 접수로부터는 4년 만에 어렵게 얻어낸 산재 인정 판결이었습니다. 그러나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유해물질에 대한 지속적 노출 가능성도, 백혈병 발병에 대한 직접적 인과관계도 인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 측은 물론 피고인 공단 측 또한 항소를 제기하여, 소송은 다시 판결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말았습니다. 공단은 항소에 대해 검찰 지휘에 따른 조치이며 행정소송의 항소결정권은 검찰에 있다고 책임을 넘겼지만,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공단의 항소 의사에 검사가 동의함으로써 항소가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이 소송과 관련한 삼성전자의 대응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당사자인 공단이 아닌 보조참가인 자격의 삼성전자 측 변호사들이 대응을 줄곧 주도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 아니라, 판결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공인기관의 역학조사 결과와 달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숨진 노동자 유족에 거액의 위자료를 제시하며 취하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항소 신청 마감일 직전인 7월 14일에는 미국 컨설팅회사 Environ이 삼성반도체에 대한 안전성 조사 결과 근무환경과 백혈병 등의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발표를 내어놓았습니다. Environ은 최근 참터 STS세미나에서 함께 살펴본 “청부과학”이란 책에도 등장하는데, 산업 안전보건 영역의 위험들을 은폐하고 위험에 대한 의혹을 확산시킴으로써 적절한 산업규제의 도입을 방해하는 업체들 중 하나입니다.

이 소송에 참여해 온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의 집계에 따르면 삼성 노동자의 직업병 피해제보는 현재 120명을 넘었으며, 6월 29일에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공장 노동자에 대한 20번째 산재신청이 제출되었습니다. 또한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뇌종양 등에 걸린 직원 4명도 지난 4월에 2차 소송을 내 심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반올림에는 김명희 전 참터 회원께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전화 연락과 올해 4월 만남을 통해 참터에 반도체 공정 전문가의 섭외와 지원을 요청하기도 하였습니다.

7.

과학영재라는 수식어가 붙곤 하는 KAIST 학생들의 자살 소식도 올봄을 강타한 이슈였습니다. 1월 8일 ‘로봇영재’ 전문계 고교 출신 학생의 죽음을 시작으로 3월과 4월에 걸쳐 모두 4명의 학생이 연달아 자살하여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4월 10일에는 연구업적이 뛰어났던 한 교수의 자살 소식까지 전해져 더 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학생들의 잇단 자살은 KAIST의 교육 시스템과 학생들의 현실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속에서 ‘징벌적 등록금제’와 ‘100% 영어강의’ 등 서남표 총장이 도입한 독특한 교육제도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고, 과도한 학업 부담과 경쟁으로 삭막해진 대학 문화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독단적인 서남표식 대학 개혁이 도마에 올랐고, 그간 숨죽였던 학생과 교수들의 반발감이 본격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학부 총학생회 주최로 ‘총장과의 대화’ 자리가 마련되었으나, 간담회 공개 여부를 두고 벌어진 신경전과 비공개 간담회에서 나왔다는 ‘MIT 소방호스’ 이야기,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 등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간담회의 모습을 그려 보여주었습니다. 국회에 이미 제출된 내용들을 담고 있던 제도개선안이 발표 5시간 만에 백지화 되는 등 KAIST의 대응 행보는 더 큰 불신감을 초래했습니다. 이후 교수협의회의 제안으로 학생대표들을 포함한 ’혁신비상위원회’가 구성되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혁신위 의결사항의 실행 여부와 시기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현재까지 징벌적 등록금제의 폐지와 영어강의 일부 완화 등이 학교 측의 주요 대책으로 도출되긴 했지만, 근본적 해결책 모색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최근 여러 국제비교에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지적 능력은 세계 1~2위를 다투지만 사회적 관계와 주관적 행복은 최하위권이라던 소식이 KAIST 소식에 겹쳐 떠오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실현하지 못하고 평가의 잣대에 부단히 끼워 맞춰야 하는 끝없는 경쟁 사회 한국의 현실 속에서 과연 KAIST의 문제는 KAIST만의 문제인 걸까요?

8.

KAIST 바로 옆에서는 무한경쟁에서 뒤처진 자들은 이 나라에서 설자리가 없다는 냉혹한 교훈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는 사건이 5개월 이상 이어졌습니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 사태 이야기입니다. 용역 형태로 KISTI에서 4~13년간 근무해 온 시설관리 노동자들 13명이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지난해 10월 공공연구노조 산하에 KISTI분회를 결성하였습니다. KISTI 원장이 노동조합 해산을 요구하였으나 노동자들이 불응하였고, 올해 2월 1일부터 용역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던 고용승계를 선별적으로 거부함으로써 8명의 집단해고 사태가 발생한 것입니다.

공공연구노조는 2월 7일 복직촉구 집회를 열고 해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천막농성에 돌입했습니다. KISTI는 농성과 관련하여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였으나, 입증자료 미흡으로 6월 초에야 일부분에 대한 가처분 요청만 받아들여졌습니다. 3월부터는 공공연구노조와 KISTI분회를 중심으로 매주 목요일 촛불집회를 개최하였고, 매일 점심시간 선전전도 진행하였습니다. 과거 근무시기의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발, 체불임금 지급 요구 진정서 제출, 국가인권위에 대한 진정서 제출 등 다양한 압박과 함께, KISTI를 관할하는 정부기관에 대한 정례적인 선전전도 진행하였습니다. 5월 초에는 2월부터 활동해 온 ‘KISTI 사태를 생각하는 카이스트 학생모임’에서 학교 축제기간에 맞추어 ‘KISTI 부당해고 노동자 후원 주점’을 열어 따뜻한 연대애를 확인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농성이 장기화되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결합하고 최근에는 정치권에까지 불똥(?)이 튀었다가, 지금은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잡혀 선전전과 집회도 잠정 중단 상태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9.

‘과학기술’이 ‘지역’과 결합하면서 올 상반기를 달군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이야기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충청권 공약으로 등장한 이래, 과학벨트는 줄곧 과학기술 관련 이슈라기보다 지역 이슈 혹은 정치 이슈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MB정부의 세종시 정부청사 이전 계획 백지화 시도 속에서 맞교환의 대상으로 거론되기도 하였고, 올해 설 연휴 직전의 ‘국민과의 대화’에서는 충청권 득표를 염두에 뒀다는 진솔(?)한 발언과 함께 충청권 입지 선정을 공약집에 담았던 것은 아니라는 금방 탄로 날 거짓말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형님’ 지역에 밀어주려는 속셈을 노골화한 것이라는 의혹과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기초과학 육성이란 바람직한 겉보기 정책 방향에도 불구하고,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같은 주요시설은 물론 기초과학과 비즈니스의 긴밀한 연계라는 과학벨트의 개념 및 특성에 대해서도 과학기술계에 대한 의견수렴과 타당성 검증 노력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지역 정가의 뜨거운 관심과 달리 과학기술자들은 알맹이 없는 국책사업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 5월 16일 거점지구로 대전 대덕특구가, 기능지구로 청원·연기 지역이 결정되고, 지역별 연구단 분산배치 계획까지 발표됨에 따라 입지 선정 논란은 정리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사업비는 2009년 예상했던 3조5000억원에서 크게 증가하여 2017년까지 5조2000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라 하는데, 별도 추진되고 있는 차세대 방사광가속기 사업 등을 함께 고려할 경우 ‘형님’ 지역이 오히려 더 큰 혜택을 입게 된다는 분석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후 연구단 배치 계획은 일률적 결정의 불합리성이 지적되어 전면 백지화되었으며, 부지확보에 소요되는 비용이 사업비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와 관련한 정부와 지자체 간의 갈등 소지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3천명에 이르는 기초과학연구원 정원의 충원과 관련한 현실성과 부작용 논란도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이온가속기의 경우에는 설계 자체에 대한 표절논란이 벌어져 교과부가 전면 재검토를 결정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의 사례와 같은 대규모 부실 사업기획이 우려되는 단면들입니다.

10.

MB정부 들어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은 국가R&D거버넌스 개편 논의에 휘말려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MB정부 출범과 함께 과기부와 정통부가 폐지되었고, 출연연을 관할하던 기초·공공·산업기술 3개 연구회 중 공공기술연구회가 사라졌습니다. 출연연과 대학의 통합 논의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기능 재정립’, ‘기능정립 및 활성화’, ‘운영 효율화’ 등 다양한 표현을 동원한 출연연 재편 검토 작업이 진행되었고, 그 때마다 출연연 현장은 미래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동요했습니다. 논의가 벌어질 때마다 핵심 논점은 정부의 관리체제 개선으로 기울었지만 관련 정부부처들 간의 이견과 갈등으로 결론 도출은 쉽지 않았고, 불똥은 다시 출연연 단일 법인화 혹은 통폐합 논의로 튀어오곤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논의과정에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의 재구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거론되었고, 기존 비상설 자문기구였던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상설 행정위원회로 재편하는 안이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해 12월 8일 한나라당의 법안 날치기 과정에서 출연연의 국과위 이관 여부와 단일 법인화 여부, 연구개발에 대한 성과 평가 및 관리 체계, 국과위의 R&D예산 편성권 확보 여부 등 여러 핵심 사안들을 여전히 미결과제로 남겨둔 채 국과위 상설화를 담은 과학기술기본법이 통과되었고, 이 법을 바탕으로 올해 3월 28일 상설 국과위가 공식 출범하였습니다. 6월 29일에는 성과평가법이 국회를 통과하여 컨트롤타워로서 국과위의 권한과 역할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타 정부부처들의 기득권에 맞서 컨트롤타워로서의 기능을 발휘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최근 청와대 주도로 강소형 조직 체계로의 출연연 개편 기획 작업이 출연연이 안고 있는 제도 개선 과제의 해결과 맞교환을 전제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졸속적인 출연연 재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또 다시 현장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으며, 국과위가 아닌 청와대 주도의 작업 진행으로 ‘컨트롤타워’를 무색케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1.

올해는 과학교육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새로운 구성의 융합형 과학교과서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의 과목 칸막이를 허문 ‘스토리텔링’ 방식의 새 과학교과서들이 올해 1월 4일 인정심사를 통과하여, 3월부터 교육과정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도입 첫해부터 새 과학교과서의 채택 비율이 전체 고등학교의 83.8%에 이른다고 합니다.

새로운 과학교과서의 전반부 내용은 우주와 물질의 기원에서 출발해서 별과 태양계, 지구의 형성을 이야기하고, 다시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이야기로 옮아갑니다. 또한 후반부에서는 우리 삶과 관련된 다양한 최신 이슈들을 담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각각의 과학 교과목의 틀을 넘어 다양한 과학지식을 우리의 존재와 삶으로 연결시키는 흐름을 담고자 한 듯합니다. 교과내용 구성의 변화에 따라 수행평가에서도 미디어 활용이나 과학 글쓰기 등 타 교과의 평가방식을 도입한 융합적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교과과정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과학 영역을 오가는 융합적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 교사의 역량 준비가 부족하며, 문제풀이 중심의 교육 분위기 속에서 결국 기존의 용어 및 개념 위주 요점정리 교육으로 흐르게 될 위험성이 크다는 현실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1 과정의 융합적 접근과 달리 자연계열 2~3학년이 배우게 될 과학과목들의 난이도는 오히려 높아져 교육 흐름의 일관성이 부족하며, 이로 인해 학생들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목적과 목표]

‘어린이 과학책 모임’은 어린이에게 맞는 좋은 과학책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어린이 과학책들이 시중에 많이 출판되고 있지만,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꼭 좋은 책은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 모임에서는 참터의 관점으로 유아와 초등학생 대상의 과학책들을 살펴보고 좋은 책을 선별하여 아이와 학부모에게 추천하고자 합니다.

[필요성]

우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과학책들이 단순히 지식과 정보만을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여깁니다. 과학은 많은 이들의 탐구를 통해 쌓여온 지식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새로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어린이 과학책도 묵직한 지식적 내용의 전달이나 흥미 위주의 전개에만 머물지 않고, 재미와 감동 속에 아이 스스로 즐거움과 호기심을 발견하고 자연과 세상을 더욱 가깝고 흥미롭게 여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많은 과학기술자들이 아이였을 때 읽었던 한 권의 과학책을 생각해내며 그 책이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 좋은 과학책 한 권이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대상으로 하는 아이들에 대한 적절한 눈높이 설정과 균형 잡힌 내용, 잘 잡힌 흐름과 전달 방식 등은 어린이 과학책을 살펴보는 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 속에서 과학은 좋은 시험점수를 얻기 위해, 또한 미래의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배워야 하는 과목들로 여겨지곤 합니다. 하지만 참터의 관점에서 바른 과학교육이란 아이들을 지적 탐구로 즐겁게 이끌고 스스로 탐구를 통해 나아가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참터에서는 어린이 과학책 모임을 통해 과학교육 본연의 취지에 부합하는 좋은 과학책들을 아이들의 연령에 맞게 선정하고, 그 결과를 아이들과 학부모들에게 알려 나가고자 합니다.

[모임 시작과 첫 활동 진행 내용]

1. 어린이 과학책 작가, ‘별동별 아줌마가 들려주는 우주 이야기’의 저자 이지유 선생님의 “좋은 과학도서란?” 강의로 모임 시작 (2010년 11월 24일)

2. 첫 번째 주제 - ‘물’

3. 함께 읽은 책 - 그림책, 만화책, 과학책은 아니지만 과학적 지식이 잘 전달된 동화의 세 영역으로 선별
  - 「물」 / 수테르 페로 지음, 보림출판사
  - 「물 한 방울」 / 월터 윅 지음, 소년한길
  - 「Why? 물」 / 김남석 지음, 예림당
  - 「신기한 스쿨 버스 - 물방울이 되어 정수장에 갇히다」 / 조애너 콜 지음, 비룡소
  - 「비 오는 날」 / 유리 슐레비츠 지음, 시공주니어

4. 모임 진행
  - 모두 5번의 모임을 가짐.
  - 참여자 별로 책을 선택하여 발제하고 토론
    2010년 12월 8일 - 「물」, 「물 한 방울」
    2010년 12월 22일 - 「Why? 물」, 「신기한 스쿨 버스 - 물방울이 되어 정수장에 갇히다」
    2011년 1월 12일 - 「비오는 날」
    2011년 2월 9일 - 정리 모임
    2011년 3월 2일 - 편집회의

5. 결과 정리
  - 뉴스레터를 통해 회원들에게 모임과 모임의 결과를 알림
  - ’물‘ 관련해서 선정된 과학책에 대한 평가와 추천글 작성

* 물 정리 후 7월까지 매월 ‘화산’을 주제로 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정리된 내용은 다음 뉴스레터에 게재 예정이니 기다려주세요~.

과학기술과 사회(STS) 독서 세미나는 ‘과학의 정치화’ 세미나 시리즈를 가지고 사무국에서 먼저 시작하여 3월부터 거의 매달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과학기술 윤리와 관련된 주제의 책들로 세미나를 시작하였습니다.

o 1차 세미나 (3/8, 화) : ‘과학전쟁: 정치는 과학을 어떻게 유린하는가?’를 중심으로, 신명호 사무국장(당시) 발제

과학의 정치화 배경, 과정, 사례, 방법 및 유형, 해결방안에 대해 다양한 책들이 참고 되었고 토론거리도 의미 있었던, 야심차게 많은 준비를 통해 발제가 이루어진 세미나였습니다. 참석자들은 함께 과학과 정치인, 과학정책, 과학 윤리, 한국 현실 등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한국 과학사회는 정치로부터 어떠한지, 과학자 윤리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석자는 김민수, 신명호, 이현주, 박미앙, 노경은으로 내용 수준과 준비에 비해 참석자가 적어서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카이스트 대학원생들과 함께 하여 과학기술 윤리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학생들과 연대할 수 있는 기회로 기획되고 준비도 충분한 자리였으나, 당시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 카이스트 내 연이어 발생한 불행한 사건들로 카이스트 대학원 학생회의 조직적 참석이 힘들었습니다.

o 2차 세미나 (4/25, 월) : ‘청부과학: 환경·보건 분야의 전문가가 파헤친 자본과 과학의 위험한 뒷거래’, 신명호 부위원장(현) 발제

1960년대 환경과 건강에 대한 문제인식의 확대와 함께, 이에 대한 산업계의 맞대응 과정에서 형성된 흡연, 석면,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관련 제품방어 산업과 이에 참여한 청부과학자들에 대한 폭로, 그리고 관련 사건의 심판이 이뤄지는 법원의 역할과 규제 시스템 개혁을 위한 제안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에 최근 삼성전자 백혈병 소송과 관련하여 작업환경과 백혈병이 무관하다는 결론을 만들어 낸 미국 컨설팅회사 Environ사의 전력도 등장하는군요. 이처럼 기업이 청부과학자들을 이용하여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을 왜곡하는 사례들이 주로 다루어졌습니다. 해결책은 우리나라에서 최근 백혈병 소송에 대해 행정법원이 1심에서 일부승소를 내린 것처럼 사법부의 역할을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참석자는 김민수, 신명호, 이찬현, 석연희, 강경숙, 노경은, 김효민(카이스트 겸임교수)으로 좀 더 다양하게 확대되었고, 그래서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o 3차 세미나 (6/14, 화) : 독일의 히틀러 시대 및 세계대전 전후 과학자들을 통해서 본 과학과 과학자의 윤리 - ‘히틀러의 과학자들: 과학, 전쟁, 그리고 악마의 계약’을 중심으로, 노경은 사무차장 발제

독일을 배경으로 히틀러 시대와 1,2차 세계대전 전후에 전쟁기술 개발과 인종청소에 가담했던 과학자들, 세계대전 과정에서 벌어진 국가간 원자폭탄 개발 경쟁, 그리고 전쟁 종료와 더불어 탈취한 독일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이어진 과학발달 등 과학사 사료를 역사 순으로 살펴보며, 화학무기, 인종청소, 원자폭탄 개발, 로켓폭탄 개발 과정과 과학자의 파우스트적 거래의 모습, 현대과학의 윤리 문제를 다뤄보았습니다. 과학사와 과학윤리 측면에서 중요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지만 너무 두꺼워서인지 절판되어 버린 아쉬운 책입니다. 마치 과학사판 친일인명사전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20세기 초중반 세계 과학사의 중요한 인물들, 노벨상 수상자들, 위인전이나 교과서 속 인물들이 가담한 친나치, 친전쟁적 행위들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파우스트처럼 연구를 위해 양심을 히틀러에게 팔고 반인류적 학살에 가담한 과학자들의 모습과, 2차대전 전후 미국으로 건너간 그 과학자들을 둘러싸고 냉전 상황에서 양심과 윤리가 무시되는 상황도 등장합니다. 저자는 유전자 연구에 대한 특허와 같은 현대 과학윤리의 문제와 현대 민주국가에서 과학자들이 윤리적 판단을 정부에 미루고 있는 상황까지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절판된 책이기도 하고 또한 연대기적 사료중심의 책이라는 특성도 있어 자세한 요약 발제가 이루어졌고, 현대 과학윤리 문제까지 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어 내용 정리하느라 토론에서는 좀 아쉬움이 남습니다. 참석자는 김민수, 노현승, 신현숙, 박신연, 강경숙, 노경은이었고,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발제자가 정해졌습니다.

o 4차 세미나 (7/28, 목) : ‘원전을 멈춰라: 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 강경숙 회원 발제

3차 세미나에서 다뤄진 핵분열과 그 에너지의 사용에 대한 활발한 연구의 성과가 핵폭탄은 물론 원자력 발전에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네 번째 세미나에서는 최근의 핫이슈인 원전에 대해 다뤄봅니다. 뜨거운 책, “원전을 멈춰라: 체르노빌이 예언한 후쿠시마”는 20여년 전에 일본에서 씌어졌고 후쿠시마 사고 후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제목으로 재출간된 책이지만, 오늘날의 원전사고를 잘 예언하고 있습니다.

* 이후 주제와 발제자를 확대하면서 과학기술과 사회와 연계된 다양한 책들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Q1. 사립학교에 재직하고 계시면서 전교조 대전 지부장을 역임하셨습니다. 보통 사립학교에는 전교조에 가입하신 선생님들이 많지 않은데 지부장을 하실 정도로 열심히 활동하셨잖아요. 참여하시게 된 동기와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 보람 있었던 일을 들려주세요.

A1. 교육관료들이 일선학교에 연일 지시하고 재촉하는 비교육적인 교육행정들이 아이들과 교사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비참하게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부당함에 대해 서로서로 힘을 모아 고쳐나갈 수 있는 일을 할 만한 단체를 찾다보니 전국교사협의회였습니다. 전교조의 옛날 이름이지요. 어느덧 87년부터 한 교사운동이 20여 년이 흘렀고, 지역 교사운동을 함에 있어 중요한 지부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지부장으로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언제나 불공정하고 편파적인 법적 잣대로 교육운동을 위협하면서 경찰과 검찰을 통해 들어오는 사소한 협박들이 어려웠고, 지금도 시국선언과 정치자금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보람된 일은, 지역을 위해 좋은 일은 하는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민주노총 지역본부에서 노동운동에 헌신하시는 단위노조 생산직노조 대표자들을 만나고 이들을 통해 사회에 대한 폭넓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점과 세상을 바꾸는 일에는 자본과 대항하는 노동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Q2. 학교 급식과 독립영화 운동도 꾸준히 하고 계십니다. 왜 이 둘이 중요하나요?

A2. 영화는 이야기와 이미지의 문제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세상에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조작되고 선택된 이미지를 만나게 되는데, 나의 시각에 의해서가 아닌 몇몇 포털에서 제공하는 편향된 조각조각 이어지는 이미지를 통해 세상을 보고 내 것인 양 도취되는 것이 일상이 아닌가 합니다. 성찰하고 고민하는 나의 시각과 평등하고 균형 잡힌 관점에서 바라보고 더 나아가 스스로 만들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독립영화 운동을 하는 친구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학교급식도 영화운동과 마찬가지로, 일상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먹을거리를 통해, 단지 유기농을 먹어서 몸을 지켜내는 문제를 떠나, 학교급식으로 학교 내 작은 민주공화국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먹을거리와 관련하여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누가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하고 지역을 위하는지를 알아 가다보면 생활정치가 저절로 된다는 생각입니다.

Q3. 참터의 첫 인상은? 앞으로 참터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혹은 참터에게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3. 올바른 과학을 통해 조금이라도 나은 지역사회를 이루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20여 년 동안 일선학교에서 입시과목으로서 과학을 가르쳤지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제대로 가르쳤나는 하는 아쉬움이 있어, 좀 더 정확한 것을 알고 아이들과 이야기해 보고자 참터에서 배우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파워포인트를 통한 PT에 관심이 많고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공감을 유도하는 것)은 사실은 다른 문제인데, 이 부분에서 참터가 조금 부족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할 때 이 부분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