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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펌-한겨레21] 엄마표 간식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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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0-04 23:02 | Hit : 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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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표 간식의 딜레마
2. 한겨레21, 2006년04월28일
3. 안병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지은이 baseahn@korea.com
4. 키워드: 향료, 합성향료
5. 기사내용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둔 주부 박씨는 아이들의 간식을 손수 만들기로 했다. 시판되고 있는 과자나 빵에는 첨가물이 과량 사용된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그날은 평소 아이들이 즐겨먹는 버터빵을 만들어볼 참이었다. 친건강식품 매장에서 국산 밀가루를 사고 자연버터를 샀다. 정제되지 않은 수입 흑설탕과 조청, 이스트 등도 마련했다. 요리책에 나와 있는 대로 정성을 들여 배합하고 발효시켜, 오븐에 구웠다.
박씨가 만든 빵은 해로운 성분이 없는 그야말로 ‘건강빵’이다. 엄마가 빵 만드는 모습을 신기한 듯 지켜보던 두 아이는 오븐에서 빵이 나오자마자 경쟁적으로 입에 넣었다. 그런데, 두 아이의 얼굴이 동시에 일그러졌다. ‘혹시나’ 했던 엄마 솜씨가 ‘역시나’였다는 표정이다. 박씨도 맛을 보니 과연 제과점 빵의 구수하고 깊은 맛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전에 감자튀김을 만들었을 때도 아이들이 못 먹겠다고 빈정댔던 기억이 났다.
더 좋은 재료로 만들었는데 왜 맛은 오히려 나쁜 것일까. 이유는 ‘향료’다. 시중의 빵에는 향료를 쓰지만 박씨는 쓰지 않았다. 음식에 향기 성분이 있을 때와 없을 때의 맛은 천지차다. 일본의 맛 전문가인 하토리 유키오 박사는 “향료를 넣게 되면 맛이 5배나 강해진다”고 이 차이를 수치로 제시했다. 감기에 심하게 걸려 코가 막혔을 때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오늘날 과학은 어떤 향기 성분이라도 화학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오렌지맛이 필요하면 오렌지향을 만들고 우유맛이 필요하면 우유향을 만든다. 우유맛 가운데에도 싱싱한 맛인지 깊은 맛인지, 아니면 버터맛인지, 얼마든지 톤을 바꾸어 요구에 응한다. 하다못해 갯벌의 비린내도, 숲 속의 나무 냄새도 만든다.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향료는 천연향료도 있지만 대부분 합성향료다. 합성향료를 만드는 화학물질은 몇 개나 될까. 식약청에서 앞으로 허가하겠다는 물질 리스트를 보면 1800개가 넘는다. 지금까지는 사용기준도 없었다. 우리는 이 많은 물질들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적지 않은 ‘정체 모를 화학물질’들이 식품첨가물 목록에서 지워졌다. 신규로 허가되는 물질들도 물론 있겠지만, 앞으로 계속 지워져나갈 것이다. 유해성이 속속 밝혀지기 때문이다. 이들의 문제는 너무 광범위해서 어느 하나로 지목하기 어렵다. 자체적인 독성 외에도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최기형성 물질, 행동독리학상의 물질 등 실로 다양한 굴레를 쓰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부각되고 있는 알레르기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화학물질을 피할 것인가, 맛을 포기할 것인가? 식품 소비자는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다. 대안은 없는 것일까. 있다. 자연 소재만을 이용해도 얼마든지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바로 오늘날 식품회사가 해야 할 일이다. 식품회사는 그 책임을 완수할 기술력과 자본력이 있다. 소비자는 식품회사를 채찍질만 하면 된다. 분명한 점은 그 대안이 소비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것은 식품회사 생존논리의 중요한 키워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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