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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펌-경향]거대자본 물 독점···수십억명 ‘타는 목마름’ (2006/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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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8-04-11 15:48 | Hit : 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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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대자본 물 독점···수십억명 ‘타는 목마름’
2. 경향신문, 2006년 3월 21일
3. 윤민용기자
4, 키워드
물사용권, 정부와 민간의 갈등. 세계 물의 날, 물의 정치경제학, 제4차 세계 물포럼(WWF), 물의 사유화, 볼리비아 코차밤바, 인도 방갈로르시
5. 기사내용
물은 어디서나 넘쳐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개발,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심각한 환경오염, 자연재해의 증가로 세계 곳곳에서 물이 말라가고 있다. 이제는 석유 대신 물이 자원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물의 사용권을 놓고 정부와 민간, 정부와 정부 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이 세상은 이제 ‘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고 있다. 이런 대립 속에서 피해자는 여전히 힘없고 돈없는 약자들이다. 22일은 올해로 14번째 맞는 ‘세계 물의 날’이다. 마침 멕시코에서 제4차 세계 물포럼도 열리고 있다. ‘물의 정치경제학’을 조명해본다. 물은 어디서나 넘쳐나는 그런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개발, 인구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심각한 환경오염, 자연재해의 증가로 세계 곳곳에서 물이 말라가고 있다. 이제는 석유 대신 물이 자원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물의 사용권을 놓고 정부와 민간, 정부와 정부 간 갈등도 발생하고 있다. 이 세상은 이제 ‘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뉘고 있다. 이런 대립 속에서 피해자는 여전히 힘없고 돈없는 약자들이다. 22일은 올해로 14번째 맞는 ‘세계 물의 날’이다. 마침 멕시코에서 제4차 세계 물포럼도 열리고 있다. ‘물의 정치경제학’을 조명해본다.
지난 16일 개막한 ‘제4차 세계 물포럼(WWF)’이 열리고 있는 멕시코시티 컨벤션센터 앞. 1만여명의 군중이 운집해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 중에서는 수도관이 거주지를 통과하지만 물 한 방울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마자후아 인디언도 있었다. 그들은 물포럼이 다국적 생수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것이 바로 물포럼의 가장 중요한 의제다. 다국적 생수회사의 물 독점, 상수도의 민영화로 대표되는 ‘물의 사유화’.
전세계 인구 중 11억명이 아직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26억명은 적절한 위생설비 없이 생활하고 있다. 물 관련 질병으로 연평균 8백10만명이 사망한다.
예부터 물은 인간 생명 및 농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때문에 정치적으로 중요하게 취급됐다. 상하수도 시설은 고대 도시 문명의 발달 정도를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었다. 중국과 한국에서 ‘치수(治水)’는 치국(治國)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었다. 물을 다스리는 자, 물을 가진 자가 권력을 가졌다. 이런 ‘물의 정치’는 21세기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물 권력 투쟁의 주체가 다원화되었을 뿐이다.
요즘 ‘물의 권력’으로 새롭게 떠오른 주체는 역시 ‘자본’이다. 기술 부족과 재원 조달에 어려움이 많은 저개발국에는 상수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안정적인 물 공급이 어렵다. 이런 약점 때문에 사설 물 공급업자들이 비싼 값에 물을 공급하게 된다. 다국적 물관리 기업들이 저개발국의 열악한 식수 및 위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국제기구가 지원하는 사업에 동참한 것이 물을 사유화하는 계기였다. 신자유주의 확대에 바탕한 세계무역기구(WTO)의 ‘서비스 무역에 대한 일반협정(GATS)’은 ‘물의 사유화’를 더욱 공고히 하는 이론적 근거이다. 기금 총액이 10억유로에 달하는 ‘유럽연합 물 기금’은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태평양 연안 77개국의 상하수도 사업에 돈을 대고 있다. 벡텔, 수에즈, 비방디, 바이워터, 세번 트렌트 등 구미(歐美)의 다국적 물관리 기업들은 1990년대 상수도를 민영화한 중남미와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려온 아프리카를 집중공략했다.
이들 기업이 일단 상수도 관리권을 획득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설비투자나 수도관 교체 없이 수도요금을 인상해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인도 델리 남부의 물 공급을 맡은 영국계 기업 프라이스워터쿠퍼하우스(PwC)는 요금을 500%나 인상했다. 역시 영국계 기업인 세번 트렌트는 2003년 가이아나의 물 공급을 맡은 뒤 이듬해 곧바로 수도요금을 올렸다.
이렇게 턱없는 수도요금 인상, 그리고 불안정한 물 공급에 지역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1997년 이후 볼리비아 코차밤바의 상수도를 장악한 미국계 기업 벡텔은 물값을 300%나 인상했다가 “물은 상품이 아니라 생명이다”라며 2000년 1월부터 4개월 가까이 대규모로 시위를 벌인 주민들에게 결국 항복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도 40년간 벡텔의 손에 좌지우지됐던 상수도를 국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자니아 정부와 인도 방갈로르시는 바이워터와 수도공급계약을 체결했다가 취소했다.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2005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수도 관리권을 가지고 있던 수에즈사(社)를 비난하고 수에즈가 내놓은 수도요금 인상안을 거부했다. 상하수도 시설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외에도 베네수엘라, 가나, 방글라데시 등에서 물을 무기로 횡포를 부리는 다국적 기업에 맞서 물을 다시 국가 혹은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전 대통령의 영부인 다니엘 미테랑은 세계 물포럼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물 기업들이 모두 프랑스 기업들이지만, 프랑스의 도시들마저도 상수도 민영화에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물의 지배권을 놓고 벌어지는 사유화 논쟁은 이렇게 선진국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세계 물포럼 시위 현장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이들에게는 물이 단지 사업의 대상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물의 사유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자본이 물도 소유하는 이 전지구적인 자본주의 공포에서 저개발국가 사람들의 삶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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