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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펌] 이제 나눔의 과학기술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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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노현승
Date : 2010-11-26 16:23 | Hit : 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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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영제 국경없는 과학기술연구회 회장
2010년 03월 15일(월)
S&T FOCUS 전 세계 연구개발비와 설계비용의 대부분이 구매력 있는 10% 미만의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나머지 90%는 첨단기술로부터 소외 받고 있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그 소외 인구가 무려 26억 명에 달한다. 최첨단 과학기술이 주목 받는 세상이지만, 이 90%의 사람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눈을 돌리자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지구 전체 인구의 40%가 세계 부(wealth)의 1%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요. 경제 여유가 없는 가난한 이들은 26억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들은 하루에 몇 시간씩 물을 길러 다녀야 하고, 그러다 보니 어린이들은 학교에 다닐 수 없어요. 전기가 없어도 물을 먹을 수 있게 하는 것, 더러운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기술이 이들에겐 절실합니다. 첨단 고가의 기술은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저렴한 기술, 유지 보수가 간단한 기술이 필요해요. 글로벌하게 생각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하는 연구. 그것은 우리 과학기술자들의 몫이에요.”
유영제(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조곤조곤 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했다.
우리는 흔히 기술이라고 하면 최첨단 기술을 생각하고, 그것을 위한 연구개발에 매달린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최첨단 기술만 필요한 건 아니다.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약자를 위한 기술도 필요하다. 이 같은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모임이 바로‘국경없는 과학기술연구회(Scientists and Engineers without Borders, www.sewb.org)’이다.
소외된 90%를 위한 기술
▲ 유영제 회장
이 연구회의 탄생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필리핀의 한 농촌을 방문한 유 교수는 우연히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그곳 주민들에게 피부병 치료 연고를 발라주는 것을 목격했다. 그 지역에는 유난히 피부병이 많은데, 이를 고치기 위해서는 한 달치 월급이 고스란히 투입되기 때문에 병원 치료는 꿈조차 꿀 수 없다고 한다.
유 교수는 ‘이 지역에 왜 피부병이 많은지’에 주목했다. 원인은 더러운 물에 있었다. 변변한 화장실이 없다보니 아무 데서나 대소변을 보고, 방치된 가축의 분뇨는 하천으로 떠내려갔다. 주민들은 바로 그 하천의 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있었다.
“그때 전 피부병의 원인이 물에 있는데 왜 물을 깨끗하게 할 생각은 안 하고 약만 바르냐고 말하고 돌아왔어요. 그런데 와서 생각해보니 그 일이야말로 우리 과학기술인이 해야 하지않을까 싶더군요.”
당시 한국공학교육학회 회장을 맡고 있던 그는 학회 모임에서 자신의 생각을 전했고, 많은 이들이 뜻을 같이하고 정보와 지식을 추렴했다. 그런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곳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대안기술, 중간기술 등으로 불리는 ‘적정기술’이 바로 그것이었다. 적정기술이란 첨단기술을 활용하기 어려운 약자에게 필요한 기술을 말한다. 특히 그들의 사회·경제·환경적 여건과 문화에 맞는 기술을 뜻하는 것으로, 그 대표적인 예가 ‘플레이 펌프(Play Pump)’다.
이 펌프는 수동식 펌프를 놀이기구에 연결해 아이들이 노는 동안 자연스럽게 물을 퍼올리는 장치다.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타고 뱅글뱅글 돌면 그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지하 40m에 박힌 관을 타고 지하수가 올라오고, 탱크에 저장된다. 탱크의 물은 근처 100m 안에 있는 가정집이나 마을에 공급돼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온다. 이 펌프 하나로 약 2,500명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고 한다.
펌프 덕에 아이들은 몇 시간이고 물을 뜨러 가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놀거리와 함께 깨끗한 물을 얻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스와질랜드, 모잠비크, 잠비아 등에 1,200여 대가 설치됐으며, 2010년까지 4,000대를 설치해 1,000만 명 이상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펌프를 보급하는 ‘플레이 펌프 인터내셔널사’의 목표다.
미국 MIT 학생들이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개발한 ‘바이슬아바도라(Bicilavadora)’도 적정기술의 좋은 예다. 스페인어로 자전거와 세탁기의 합성어인 바이슬아바도라는 전기가 없는 오지 마을 주민들을 위해 개발된 드럼통 세탁기다. 학생들이 세탁기를 제작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부품. 개발도상국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값싼 것들로 함으로써 기술 이전을 통해 현지인들이 세탁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만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는 까닭이다. 또 고장이 날 경우 간편하게 수리할 수 있도록 쉽게 설계했다.
국내에서도 적정기술을 연구하는 모임이 있다. 한동대학교 공학혁신교육센터에서는 ‘그린적정기술 연구협력사업’을 하고 있다. 전 세계 연구개발비와 설계비용의 대부분이 구매력 있는 10% 미만의 사람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 소외된 90%를 위한 공학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8년부터 매년 현지를 방문해 적정기술을 연구하는 ‘공학설계아카데미’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크리스천과학기술인포럼과 한밭대학교, 한동대학교가 연합으로 ‘소외된 90%를 위한 창의적 공학설계경진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 결과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한동대학교는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해외전공봉사(GEP) 활동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 사는 삶 실천하는 과학기술인
▲ 유영제 회장은 가난한 26억 명을 도외시한 첨단과학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는다.
“저개발국의 빈곤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는 분명, 과학과 기술의 교육 및 보급이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마실 물을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 흙이 있어도 흙집을 짓지 못하는 사람들, 적도에 살면서도 에너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화장실을 보지도 사용해보지도 못한 사람들 등이 과학과 기술의 교육 및 보급을 필요로 합니다. 경작지 토양이 척박해 식량 생산이 불가능한 땅과 중금속과 병원균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그들 형편에 맞는 대책을 세워 줘야 합니다.”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필요한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공계 대학과 연구소, 기업과 사회단체 등에서 종사하는 전문가들의 손길이 절실하다. 적정기술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크고 작은 모임들이 모여 더 큰 아이디어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100여명의 과학기술인이 ‘국경없는 과학기술연구회’를 출범시켰다.
“막상 시작하니 여기저기서 많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고, 자문을 구하는 곳도 많아졌어요. 제3세계 구호 개발 사업을 하는 한 NGO에서는 이제는 자족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그를 위한 적정기술을 연구해달라고 요청해오기도 했습니다. 과학기술이 첨단으로 가는 건 맞지만 26억 명이라는 소외된 이를 위한 역할 역시 도외시할 순 없습니다.”
유 교수는 이번 학기부터 소외된 이웃을 위한 적정기술과 관련된 연구개발에 학생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홍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대에 이웃을 생각하고, 그를 위해 프로젝트를 스스로 기획하는 일은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전한다.
이제 막 출범한 만큼 할 일도 많다. 3월 중순에는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오픈할 계획이고, 빈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발굴해 한 두 가지 정도는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할 생각이다. 물을 쉽게 얻는 방법(우물 파기, 펌프 등), 물을 깨끗이 정수하고 보관하는 방법(현지의 자재, 상황 고려), 간단하고 친환경적인 화장실, 가축 등의 분뇨 활용 방법(퇴비, 에너지), 황폐화된 토양의 유기질화 회복 방법, 쓰레기 처리 방법 등을 필요 기술로 선정했다. 그리고 적정기술의 조건으로 자원·에너지 절약형의 친환경 기술, 큰 자본이 필요하지 않고 간단한 기술 이용, 낙후 지역의 경제 활성화, 자활자립 지원 등을 정했다.
이 같은 일을 하려면 현장을 제대로 아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과 교수 등 많은 이들이 현지를 방문해서 느끼고 봉사할 기회도 만들 요량이다. 은퇴한 과학기술인의 참여도 독려할 생각이다. 그는 거듭 가난한 26억 명을 도외시한 첨단과학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선을 긋는다.
그들과 더불어 살아나가는 지구 만들기! 여기에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유 교수는 전한다.
제공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기반과 |
저작권자 2010.03.15 ⓒ ScienceTimes
뱀발. 90%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영상을 보다가 이어이어 여기까지 왔네요. 폴 폴락 out of poverty란 책이나 단체들 활동을 하고 있네요.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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