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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호르몬] [펌-한겨레][특파원리포트] 환경호르몬에 무너지는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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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1-05 20:19 | Hit :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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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특파원리포트] 환경호르몬에 무너지는 교실
2.한겨레, 2000년05월15일
3.도쿄/한승동 특파원sdhan@hani.co.kr
4.키워드: 케오콜본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과학고문, 빼앗긴 미래, 환경화학물질의 신경독성작용
5.내용
테오 콜본(73)은 세계자연보호기금(WWF) 과학고문을 맡고 있는 유명한 할머니 동물학자다. 그의 책 <빼앗긴 미래>(96년)는 야생조류에 관한 충격적인 연구보고지만 인류의 미래에 대한 예언적 시사성 때문에 전세계를 전율케 했다.
그는 미국 5대호에 서식하는 야생조류들을 오래 관찰한 끝에 일부 새들이 생식과 행동장애 등으로 절멸위기에 처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조류의 비정상적인 행태가 체내에 축적된 각종 화학물질 때문이라는 확신을 입증하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 숱한 비난과 협박 속에서도 그와 동료 과학자들은 새들이 무정란을 낳거나 부화한 새끼들을 내팽개치고 신체들이 기형화하는 현상의 배후에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환경호르몬)이 도사리고 있음을 확인했다. 환경호르몬은 인간이 사용하는 농약·세제·생활용품·산업원료 등이 주요 배출원이다.
그는 98년에 쓴 <환경화학물질의 신경독성작용>에서 야생생물의 생식계와 행동을 교란하는 화학물질이 태내 속의 인간 뇌신경계 발육도 뒤틀어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장애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오대호의 갈메기와 백로들이 새끼를 돌보지 않거나 자기영역 확인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현상, 무뇌증과 뇌종양이 확인됐다. 야생조류 체내에서 추출한 화학물질을 꼭같은 농도로 닭에게 주입한 실험결과 동일한 이상상태가 발생하는 것도 확인됐다.
과학자들은 5대호에서 잡은 생선을 한달에 2~3번 정도 먹는 주부들의 체내 폴리염화비페닐(PCB) 농도를 조사하고 그들이 낳은 아이들이 5명중 1명꼴로 화학물질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능지수 및 지적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런데 지용성의 PCB는 먹이연쇄를 통해 다른 동물들 체내에도 축적돼 5대호산 생선을 먹지 않고 다른 식육을 상식하는 사람들 체내에도 비슷한 농도로 축적돼 있었다. 미국에서는 아이들 지능지수(IQ)가 평균 1포인트 낮아지면 연간 추가교육비가 70억달러에 이른다는 추산도 나와 있다.
지난해 일본의 권위있는 평론가 다치바나 다카시(60)가 콜본을 찾아갔다. 긴 대화 끝에 그는 일본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교실붕괴(학급붕괴) 현상이 아이들의 `주의력결핍 과다활동성장애'(ADHD)와 연관이 있지 않은지를 물었다. 미국에선 어린이들의 10%, 지역에 따라서는 20% 가까이가 ADHD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국립보건연구소(NIH) 연구에 따르면 ADHD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은 1%만이 유전적 장애 때문이고 나머지 99%는 후천적 요인 때문이었다. 다치바나의 질문은 결국 일본의 교실붕괴가 환경호르몬 오염과 밀접한 연관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콜본은 맞장구를 쳤다. “교실붕괴! 마치 미국 얘기 하는 것 같군요.” 수업에 정신을 집중하지 못한 채 교실을 걸어다니고 고함을 지르거나 선생에게 대들고 심하면 마음대로 교실바깥으로 나가버리는 교실붕괴 현상은 한국·일본만이 아니라 미국·유럽 등 전세계적 현상이다. 미국교사들은 25년 전에는 그런 현상이 없었다고 말한다.
일본 문부성 위촉 '학급경영연구회'는 최근 최종보고안에서 교실붕괴의 주원인은 '학급담임의 지도력 부족'이라며 기타요인으로 권위상실과 담임의 고립화, 교장의 리더십 부족, 아이들간의 친구관계 약화, 자기중심적 개인주의화와 가정교육 미비 등 사회적인 요인들만 잔뜩 열거했다. 과연 그것만일까.
다치바나는 뇌전문 학자에게 교실붕괴가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아이들의 뇌신경계 손상과 관련이 있지 않은지를 물었다. “그렇게 생각되지만 그 사실을 입밖에 내면 사회적 반발이 너무 심할 것같아 도저히 말할 수 없다”는 게 대답이었다. ADHD를 뇌정신질병으로 오인하는 사회통념 때문이다. 이제 모두 좀더 솔직해져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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