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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펌-한겨레] ‘납성분 립스틱 괴담’ 뜬소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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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참터자원
Date : 2007-10-24 10:20 | Hit : 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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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납성분 립스틱 괴담’ 뜬소문 아니다
2. 한겨레신문, 2007-10-18
3. 환경보건학 박사·한국환경건강연구소 소장
4. 키워드
프탈레이트
5. 기사 내용
몇 해 전부터 립스틱 괴담이 영어 전자우편을 통해 인터넷에 떠돌았다. 립스틱에 납이 들어 있으며 이 립스틱을 바르면 암에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단순한 소문으로만 여기고,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의 몇몇 기관과 시민단체에서 립스틱에 납이 들어 있는 지 검증한 결과, 농도 차이는 있지만 시판 중인 립스틱의 20~60%에 납이 들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가격의 유명 제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들 제품 가운데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팔리는 것들이 있었다.
립스틱 제품에 대한 납 함유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위해성을 따지기 힘들지만, 기준이 있는 사탕과 비교했을 때 이를 넘는 제품이 많았다. 물론 입에 바르는 립스틱을 먹는 사탕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하지만 굳이 위해성 판단을 해 본다면, 현재 립스틱에서 검출되는 납 농도 수준은 대부분의 건강한 여성들에게는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임신부는 이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태아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납이 들어간 립스틱을 바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납은 여러 경로를 통해 몸에 들어온 뒤 잘 배설되지 않고 쌓여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납이 쌓인 어린이들은 지능이 떨어지고, 신경발달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많은 양의 납이 쌓인 사람은 빈혈, 근육 마비, 정신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납은 몸에서 칼슘과 자리 잡기 경쟁을 벌이기 때문에 몸에 납이 많은 사람은 뼈가 튼튼하지 못하다. 최근에는 납이 치매와 파킨슨씨병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립스틱 납’의 위해성 인식은 정부, 학자, 생산자, 소비자 사이에 다를 수 있다.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생산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도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납이 들어간 립스틱을 쓰고 싶지 않을 것이고, 이는 매우 당연한 판단이다. 납을 넣지 않고도 립스틱을 만들 수 있으므로 생산자는 납이 없는 립스틱을 만들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리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의 해법이 아닐까 싶다.
며칠 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생식독성 논란이 일고 있는 프탈레이트 성분을 어린이 용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미국에서 최초로 서명했다. 액션배우 출신답게 위해물질 관리에서도 화끈하게 대응했다. 순기능이 있으면서 넣지 않으면 피해를 일으키는 물질이라면 첨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하지만, 별 이익도 없으면서 넣지 않고도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도 미량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은 21세기 소비자들의 위해성 인식과는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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