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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노현승
Date : 2009-05-23 00:17 | Hit : 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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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가 전하는 이머징시그널 - 지구온난화의 공격을 받고 있는 한반도
『Techno Leaders' Digest (TLD)』 제 196호 2008/03/25
지구온난화의 공격을 받고 있는 한반도
‘명태’동해에서 실종‘, 사과’대구에서 양구로‘, 한라봉’제주에서 나주로
2007년 여름은 다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의 냉·온대성기후가 이제 아열대성 기후*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 계절이었다.
최근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는 7월의 장마 세력이 약해진 대신 8월의 국지성 집중호우의 현상이 현저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의 강수량이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장마철에 집중되었지만, 최근에는 7월 하순과 8월에 강수량이 집중되어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여름을 우기로 규정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다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온도는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서서히 더워져 온 것이 사실이다.
국립기상연구소가 최근 공개한‘미래 기후변화 전망’자료에서 2100년 한반도는 태백·소백산맥 산지를 제외한 서해안과 동해안 중부까지 아열대성 기후가 확산될 것이라고 발표한바 있다. 또한 환경부는 지구온난화로 한국의 2080년 기온이 2000년에 비해 평균 5℃ 상승하고 강수량은 17%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였다.
지구 온난화는 자원 수급의 불안정, 산업 환경의 변화, 국민보건의 위협, 주거 환경과 농업 등 사회·경제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기후가 아열대성으로 변함에 따라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산업 및 환경의 변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기후변화에 가장 밀접한 게 바로 농업이다. 아무리 농업 생산 활동이 과학화, 현대화되었다고 하더라도 농업은 날씨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
따뜻한 겨울이 계속되면 비닐하우스 농가의 연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반면, 더운 여름이 지속되면 축산 농가들의 전기료 부담이 늘어난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따라 재배 작목도 달라지고, 재배 시기도 조정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가을보리는 재배 한계선이 해안선을 따라 수원·충주까지 북상했으며, 수박의 출하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영천사과는 1970년~1980년대만 해도‘대구 사과’라는 이름으로 전국 사과 생산량의 2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3%로 줄었다. 과거에는 금호강변 주변에 사과나무가 가득하였지만, 지금은 복숭아·포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반도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사과의 재배지가 대구 근교의 남부권에서 북상하여 안동, 봉화, 영주 및 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을 지나 충청도의 충주와 강원도의 영월, 양구 지역까지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강원도 영월군은 현재 50여㏊에 불과한 사과 재배면적을 2010년 2배, 2016년 지금의 4배 수준까지 늘리는 한편 기후 변화와 토양 등 지역적 특성을 최대한 살려 고품질의 사과 생산을 계획하고 있으며, 양구도 매년 30%씩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다.
제주 명물인 한라봉은 전남 고흥과 경남 거제 등을 거쳐 전남 나주까지 올라왔다. 나주는 제주보다 북쪽으로 일교차가 커 당도와 저장성이 뛰어나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대체작물로서 아열대 작물인 무화과와 뉴질랜드 열대 과일인‘골드 키위’를 몇 년 전부터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남부지방에서는 감귤, 유자, 참다래 등 난지 과수의 재배가 일반화되는 반면, 현재의 주 작물인 사과, 배, 복숭아, 포도 등 온대 과수의 재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동해에서 거의 사라졌다. 80년대 연평균 13만 톤의 어획량을 기록한 명태는 2006년에 60톤, 2007년 상반기에는 35톤 정도로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정어리가 14.31%로 어획량이 늘어 정어리 통조림이 대대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90년대 이후로는 정어리는 사라지고 대신 난류성 어족인 멸치와 오징어가 많이 잡히고 있다.
서해에서도 많이 잡히던 조기와 갈치가 사라졌다. 조기는 30년간 어획량이 10분의 1로, 갈치는 20분의 1로 줄었다. 그 대신 서해에서도 난대성 어종인 멸치와 오징어가 무더기로 잡히고, 남해에는 붉은 바다거북, 라스톤입방해파리, 해마 등 아열대 수역에 서식하는 생물이 많이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찾아오는 철새의 행태가 생태계 교란 징후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철새연구센터는 홍도 지역의 봄철 철새 이동시기를 분석한 결과 13종의 조류 이동시기가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철새들이 기온 변화에 맞춰 이동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하지만, 검은 딱새와 되새는 최대 16일이나 이동시기가 늦어졌다. 이러한 현상들이 기온변화에 따른 철새의 이상 행동이다.
전 세계 개체군의 95% 이상이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겨울 철새 가창오리는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처럼 가창오리 개체수가 급증한 것은 최근 기후온난화로 툰드라지대의 철새 번식장소가 확대되고 먹이량도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번식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전체 개체 수가 많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나타나고 있는 아열대성 기후는 그동안 농업을 비롯하여 수산업 등을 중심으로 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징후는 앞으로 우리의 생활과 더불어 다른 산업으로 그 영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에 발맞춰 여름 방학을 늘리고, 겨울 방학을 줄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휴가 패턴도 변화가 있다. 여름에만 집중되는 휴가철이 이제는 개인 또는 가족의 취향에 따라 휴가를 보내는 패턴이 나타난 것이다.
패션 분야에서는 기후 마케팅에 대한 연구가 모색되고 있다. 즉, 우기와 같은 장마 때문에 여름상품도, 그리고 출고한 가을 상품도 팔리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간절기 상품의 출고시기를 아열대 날씨를 고려해 1~2주 정도 늦추는 방향으로 조절을 모색하고 있다. 여름과 가을 날씨가 겹치는 시기에 색깔이나 길이 등은 가을용, 소재는 여름용으로 하는 ‘퓨전 제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가전사들은 아열대(오키나와) 기후를 기준으로 10년 후 상품기획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도 앞으로 디자인 혁신 기후대응을 같은 비중으로 두고 제품개발 계획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기상연구소가 최근 공개한‘미래 기후변화 전망’자료에 따르면 2100년에 한반도는 태백 및 소백산맥 산지를 제외한 서해안과 동해안 중부까지 아열대 기후가 확산될 것이며, 현재 제주와 남부 지방 일부는 이미 아열대 기후지역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정부 공공기관의 발표와 현재 나타나는 농·수산업의 기후변화 징후를 감안할 때, 향후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성 기후가 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농 수산업과 같은 1차 산업에 국한되지않고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등에 기후의 영향이 파급될 것이다. 즉, 냉방기기, 청량음료, 여름의류와 같은 여름 상품에 대한 소비자 패턴이 변화할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는 건설업 및 서비스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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