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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4-11-14 23:21 | Hit :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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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서야 제가 맡은 부분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제목 ('이후 활동 방향과 팀 체제')와는 조금 다르게 글이
쓰졌습니다. 글이 너무 길지 않나 걱정이네요.
좋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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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어디로 가야하는 것일까? 지금처럼 나라와 기업의 모든 투자가 돈이 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에만 쌓여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일까? 과학기술은 눈이 핑핑 돌 정도로 발달했음에도, 아직 가난한 사람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여유롭지 못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싼 값으로 제공되어야 할 약품은 터무니없이 비싸기만 하다. 도심에서의 오염된 공기와 열악한 환경은 시민들에게 일상적인 일이 되어 버려 몸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애써 잊어버리려고 할 뿐이다. 이 작은 땅덩이에 얼마안남은 녹지와 생태계는 얄팍한 이권 때문에 끊임없이 파헤쳐지고 파괴되고 있다. 온갖 웰빙 제품들은 범람 하는데 오래된 산업단지의 주민들은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한다. 공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다른 마을 사람들보다 더 자주 아프고 더 많은 사람이 암으로 사망해도 어느 누구 조사하지도 않는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를 자연이 더 이상 소화해내지 못한 지도 오래되었고, 쓰레기는 쌓여만 가고 매립지나 소각장 주변에서는 항상 주민들과 마찰을 내고 있다. 나라에서 하는 큰 사업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있는 지 어떤 효과나 악영향이 있는 지 검토도 없이 마구잡이로 추진된다.
이 모든 일들에 과학기술이 연관되어 있다. 어떤 분야에는 소극적으로 어떤 분야에서는 적극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과학기술이 이러한 재난들, 발전과 개발이 가져온 부작용들과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활용되기 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무마하는 데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참터는 이러한 추세를 바꾸는 것, 국가나 기업이 자신들의 이권이나 이윤에 적합한 분야에만 집중한 나머지 노동자·민중의 삶을 온갖 폐해에 노출시키고 마는 이러한 과학기술의 추세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만들어졌다.
참터는 이 일은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연구자와 학생들이 자신의 좁은 실험실과 상아탑에서 나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주위의 자연과 생태계를 살피고 이웃의 삶에 관심을 가지며 일터의 동료들과 함께하는 가운데에서만이 찾아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참터는 ‘과학기술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라는 큰 물음에 대한 대답은 정말 ‘작은’, 우리가 구체적인 삶 속에서 맺는 이런저런 많은 관계들 속에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정말로 밑에서부터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만이 과학기술의 폐해에 노출된 노동자·민중의 삶을 복원하고 왜곡된 과학기술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참터는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과학상점의 경험들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과학상점에서 그들은 지역주민이나 주민회, 시민단체나 여성단체, 노동조합 등으로부터 과학기술 관련해서 요청을 받았고, 지역의 연구기관이나 대학의 연구자들이 주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왔다. 과학상점은 지역에 기반한 자그마한 비영리 연구센터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유럽의 과학상점은 30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대학에 튼튼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참터는 이제야 한걸음을 내딛었고, 참터의 많은 회원들은 참터의 성공이 과학상점 활동가들이 이야기하는 과학상점의 성공과 같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과학상점의 성공은, 첫째 사회운동이 직면한 갈등의 해결을 위해 적절한 과학지식을 제공함으로서 운동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둘째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생과 과학자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계획에 달려 있다. ”
참터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가져오고자 하는 여러 지역공동체 운동 단체, 시민사회단체, 환경단체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참터의 운영위원회, 집행위원회, 사무국, 참터지기 회의 등이 어떤 역할을 맡아서 실천해야 하는 지도 정리되었다. 이제 참터는 과학상점 활동의 성공을 위한 다음 걸음을 한 발짝 떼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질문을 던짐으로써 학생과 과학자들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계획’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 참터가 앞으로 매진해야할 가장 큰 일이다.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참터가 대학 내에서 혹은 연구단지 내에서 제도화가 되는 것이다. 이는 연구자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현실적으로 기존의 교수나 연구자들이 과학상점 운동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참터로서는 현재의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한 연구자들과 학생들을 끌어내고 활성화해서 과학상점 활동을 추진해내는 것을 먼저 하고, 그 활동력과 회원들의 힘을 바탕으로 제도화를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을 설득하고 정부와 지자체 당국에 압력을 가하는 과정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현재 참터는 분과별 전문연구자 그룹을 만드는 것과 학생들의 자원봉사를 이끌어내는 것,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정부와 과학기술자 사회에 정책적 제안을 내놓기 위한 정책팀 구성을 계획하고 있으며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터 정책팀은 회원 중에 정책 전문가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국제과학상점 학회 잡지인 Living Knowledge의 주요 기사와 과학상점 운동 사례, 과학상점을 매개로 한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지역사회, 참여, 대학과 사회와의 관계 등의 정책 자료에 대해서 번역 작업을 시작하였다. 일 단계 번역 작업과 함께 과학상점을 중심으로 해서 연관된 여러 주제들을 배치하는 틀을 만들고 관련 자료들을 연계해서 분석하여 이론적이고 정책적인 기반을 준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참터의 지역기반에 따라 인근의 카이스트와 충남대학교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현재 각 대학은 학생들로 하여금 봉사학점을 이수할 것을 필수로 하고 있고 참터는 NGO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학생들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실천들을 기획하고 분담해 낼 수 있으면 참터 학생 자원봉사단을 꾸리는 것도 실현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참터의 과학상점 조사연구 활동이 원활히 되기 위해서는 많은 학생들의 자원봉사 참여가 필수적이다. 각 대학에서 참여 가능성이 있는 이공계 사회분과 동아리와 학생회들과 함께 학생 자원봉사단을 꾸리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분과별 전문가 그룹은 참터 조사연구 활동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1,2공단 문제나 원자력 문제, 다른 지역 문제 등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전문분과가 있다. 대기오염, 토양수질, 보건의료, 폐기물처리, 원자력, 도시계획 등의 분과가 그것이다. 참터 회원 중에 각 분과별로 소수의 전문 연구자들이 있을 뿐 조사연구 수행이나 정기적인 만남과 토론 등이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참터는 운영위원회에서 분과별 전문가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하였고 최우선 과제로서 추진하고 있다.
참터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참터는 과학기술을 구체적인 삶 속으로 가져와서 서로 소통하고 상호작용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는 곧 전문연구자와 지역주민들이 함께,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작은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해내기 위해 정책팀, 학생 자원봉사단, 분과별 전문가그룹을 구성해내는 것이 현재 참터의 우선적인 활동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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