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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4-07-13 17:05 | Hit :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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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쁘시고 저 또한 맡은 일이 있어 쉽지 않은데, 웬 뚱딴지 같은
글인가 생각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뭔가 오래된 제 자신이 가진
화두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찾은 것 같아서 기쁜 마음에 이렇게
뚱딴지 같은 잡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제 막 세상을 알아가던 그러나 철은 덜 들었을 때, 어린 마음에
가지고 있던 화두라고 할 만한게 하나 있었습니다.
"세상에 그 누구도 빼앗아 가지 못할 나의 것은 무엇일까?"하는 것이었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하는 사춘기, 저같은 모범생에게도 주변을 둘러싼 모든
것들이 불안정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제 성정은 그 때도 지금과
비슷해서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뭔가 못마땅한 반란기가 있는 학생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가족도, 학교도, 그리고 바깥의 사회도, 세상도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안정해 보였습니다. 내게 사고라도 난다면 난
어떻게 될 것인가? 가족들은 친구들은 내게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 때도 내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카프카의 <변신>이란
소설을 읽고서 인간관계의 속성에 대해 회의했던 기억이 나는 군요.
그래서, 마음의 의지처로 선택했던 것이 '신의 사랑'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많은 것을 알아감에 따라,
신의 사랑에서, 진리로, 그 다음에는 역사의 의지 등으로 옮겨가다가
그 다음에는 무감각해져 버렸습니다.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는 건,
현실을 이해하게 되는 것도 있지만, 너무 익숙해져서 반드시 묻고서
답변을 구해야만 하는 질문들을 잊어버리는 나쁜 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터 분들이 다들 그러신 것처럼 저도 끈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선인의 경구를 나침반 삼아, 그 뜻을 헤아리려 노력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해석만 해왔다．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 시키는 것이다”
"사유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철학적 웃음으로 밖에는 대답할 길이 없다."
이제서야 저 스스로에게 답변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관점을 찾은 것 같습니다.
물론 이건 제 답변입니다. 다른 분들께는 다른 답변이 있겠지요.
허무주의와 존재론, 윤리학과 정치학을 일관하는 정교한 체계를 일견했습니다.
좀 더 철저한 학습과 연구가 필요하겠지요.
기쁜 마음에 너무 주절거렸나 봅니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한 번 이야기 나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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