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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성훈(회오리)
Date : 2005-10-06 09:48 | Hit :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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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에 전기 파는 ‘현대판 김선달’
[경향신문 2005-09-15 09:39]
한전에 전기를 판다? 현대판 김선달이라고 할까. 있을 수 없는 일 같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
전기를 만들어 국가 전력공급의 근간인 한국전력에 전기를 파는 사람 에너지대안센터 이필렬 대표(49·한국방송통신대 교수·사진). 그는 현대판 김선달로 불린다.
수년간 재생에너지 운동을 이끌어온 그는 지난 4월 에너지대안센터 내에 태양열발전소인 ‘최초의 시민발전소’를 완성하고 현재 전기를 한전에 팔고 있다. ㎾당 716원, 월 평균 300㎾를 생산해 21만~33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일부 개인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곳이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 속에 그것도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시민발전소로 명명했다.
“지금은 조금 사그라들었지만 앞으로 계속적인 고유가 시대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죠.”
그는 굳이 고유가시대가 도래해서가 아니라 이제는 인류가 에너지를 절약하는 수세적인 차원을 넘어 에너지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그는 대체에너지 운동을 펼쳐왔고 적지 않은 성과가 올들어 나타났다.
지난 2002년 대체에너지 촉진법으로 태양열, 풍력 등 재생가능 에너지를 한전이 사주도록 하는 제도가 만들어졌고 3년 만인 지난 4월1일 에너지대안센터 내에 ‘시민발전소’를 완성해 첫 전력판매가 시작됐다.
씨 뿌리기만큼 그것을 키우고 싹을 틔우고 꽃을 빚어내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그는 안다. 하지만 그는 “더이상 화석연료를 태워 인류의 삶을 유지하는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대안에너지가 아니면 인간은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단언했다.
그래서 그는 최근 또다른 항해를 시작했다. 전국 방방곡곡에 누워 있는 지붕을 시민발전소로 만드는 것. 지난 6월 그는 전국 가정집과 건물의 지붕을 임대해 시민발전소를 건립할 계획으로 에너지 전환 시민기업인 ‘유한회사 시민발전’을 만들어 출범시켰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힘으로 만들어낸 우리나라 최초의 시민 전력회사인 셈이다.
“처음에는 시민들을 상대로 교육활동과 홍보를 주로 했는데 거기에만 머물러서는 어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민들에게 에너지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게 광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그는 시민태양광발전소라고 컨셉트를 정했고 시민들로부터 출자를 받아서 전기를 만드는 시설을 세우기로 한 것이다.
그렇지만 소규모 대안에너지를 한전에 직접 판매하려다보니 수많은 걸림돌이 있었다. 그것을 해결하는 것은 대안센터의 몫. 출자자를 직접 모아 일반주택, 공공건물, 학교, 물류센터, 공장 등의 지붕을 빌려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것과 개인이나 기업 또는 단체가 스스로 설치하고자 할 때 이를 지원하는 것이 이 센터의 주요 업무다. 그러나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아직도 태양광발전기를 지붕에 설치하려면 인·허가를 받아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대표가 행정절차를 간소화하고 융자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현재 분당의 대안학교인 ‘이우학교’ 지붕에 발전기 설치가 예정돼 있다. 이런 움직임은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전국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게 이대표의 직감이다. 그는 “석유생산 고갈정점이 2010년이라고 볼 때, 이때부터 석유가격이 폭등하면 그때 가장 타격받을 나라가 전체 에너지의 50%를 석유에서 공급받는 우리나라이지만 대체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적다”고 말했다.
“전국의 비어 있는 지붕은 무한대입니다. ‘시민발전’은 환경을 해치면서 맨땅에 햇빛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전국 방방곡곡 쓸모없이 하늘만 바라보는 주택과 창고와 건물 지붕에 햇빛발전기를 설치하는 것입니다.”
그가 이 운동이 가능하다고 여기는 이유다.
〈김윤숙기자 ys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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