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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항현
Date : 2003-10-23 13:50 | Hit : 2,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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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환경 2003년 11월호 원고
"열린 학교 2003"을 돌아보며 - 대전통신원 조항현(kyauou2@daum.net)
지난 10월 1일-2일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사회과학동아리 쩍이 주최하고 대학원총학생회, 학부총학생회, 동아리연합회,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이 후원한 "열린 학교 2003 - 과학기술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이 열렸다. 참가한 단체는 쩍을 비롯하여 과학기술연구회 빛살, 환경동아리 다사롬, 여성학모임 비상구, 개혁국민정당 KAIST 학생모임, 대전과학상점준비모임이며 개인 참가까지 모두 8팀이 이틀에 걸쳐 발표를 했다.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에 관한 내용이 제일 많았고 환경, 여성, 정치, 경제에 관한 문제들도 다루어졌다.
쩍은 이 행사를 위해 네 달 전부터 준비를 시작했는데 너무 일찍 시작한 나머지 행사를 진행하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 홍보를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학우들의 참여가 많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첫날에는 지금까지 해온 다른 행사들에 비해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와서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둘째날에는 관계자밖에 없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참가한 팀들은 제각각 열심히 준비를 했다. 눈에 띄는 것만 보자면, 비상구의 경우 6주간 학내 성폭력발언 실태조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모았고 개혁당 모임의 경우 대학원생의 정체성에 관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다사롬에서는 새만금 간척사업 반대 시위, 핵폐기장 관련 위도 방문 등의 경험과, 환경영향평가를 검토한 것을 바탕으로 발표를 준비했다.
학내에 다양한 의견과 활동이 있는데도 소통과 교류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올 봄부터 여러 모임들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대학 1학년부터 환경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환경문제는 대량생산/소비체제, 자본주의, 인권, 민주주의, 과학기술과 같은 문제들과도 연관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이를 내용과 실천 모두에서 우리끼리 풀어낼 힘이 없었던 것 같다. 사회적 약자에게는 노동, 환경, 여성 등의 문제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음에도 여전히 환경운동이나 여성운동을 중산층의 운동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남아있다. 물론 그것을 인식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접하는 많은 문제들이 서로 얽혀 있어서 좀더 넓고 깊게 문제를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그 첫걸음으로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은 여러 모임들을 모아보기로 한 것이다. 이것이 나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고 쩍의 친구들과 함께 소통의 장으로서 열린 학교 2003을 기획하여 추진했다.
이전에도 1999년과 2000년에 '학교'라는 행사가 있었다. 대학원생이 중심인 빛살과 학부생이 중심인 청년과학회가 함께 치룬 것으로, 그때에도 과학기술자의 현실과 사회적 책임이 주요한 주제였다. 2000년에는 청년환경센터 KAIST 소모임이 '핵, 뒤집어보기' 자료집의 내용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틀을 갖추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내용을 교류하는 것에는 주최측에서 세세하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것을 덧붙인다. 주제가 다양한 것도 있었겠지만 서로에 대한 관심이 적었던 것도 그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년에도 이러한 행사가 기획된다면 내용을 교류하는데 더 신경을 써서 좀더 유익한 자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행사 자료집은 열린 학교 2003 홈페이지(http://why.kaist.ac.kr/forum2003/)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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