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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한겨레] 소외이웃의 벗 ‘거저주는 슈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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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4-01-03 09:30 | Hit :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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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밭레츠 등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이군요.
지역통화제도와 함께 연계해서 활용한다면 파급효과가 제법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의 일이라면 지역 종교단체를 끌어들일 수도 있겠군요.
전번 지역 도서관도 그렇고, 이번의 슈퍼도 그렇고,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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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이웃의 벗 ‘거저주는 슈퍼’
울산기독교봉사회 ‘사랑의 마켓’문열어
2일 오후 1시, 울산 남구 신정1동 태화병원 뒷쪽 이면도로에 위치한 슈퍼마켓의 문이 열리자
장바구니를 들고 줄을 서서 기다리던 10여명이 20여평 남짓한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손님들은 라면과 쌀 등을 장바구니에 가득넣고 카운터로 갔지만 돈을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신 울산기독교사회봉사회가 발행한 무료 물품구입 회원카드를 내밀었다.
이 곳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어려운 이웃만 이용하도록 만는 슈퍼 ‘사랑의 마켓’이다.
울산 기독교단체들이 연합해 만든 울산기독교사회봉사회가 지난 99년부터 무료급식
푸드뱅크를 운영하다 좀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 아예 슈퍼마켓까지 내기로 한 것이다.
청소년 가장·홀로노인·장애인등에 기업·개인 후원받아 물품카드 발급
지나가는 행인들은 아무리 거금을 낸다해도 ‘사랑의 마켓’의 물건을 살 수 없다.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홀로사는 노인 등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다. 이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임을 증명할 수 있는 의료급여증과
주민등록증을 갖고 방문하면 물품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는 신용카드 형식의 카드를 발급받는다.
회원이라도 매월 1회 이용할 수 있고 5개 품목을 정해진 분량만 가져갈 수 있다.
즉 한달에 쌀은 3㎏, 라면은 5개, 비누는 3개다. 한도를 정하지 않으면 품목이 동이 나
모든 회원들이 골고루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물품들은 기업들과 개인들이 기증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매달 서산농장에서
수확한 쌀 360㎏을 보내온다. 롯데백화점 등 지역 연고 기업과 개인은 물론 울산감리교회 등
교계에서도 물품을 정기적으로 가져온다. 부족한 물품은 후원회원들이 매월 5000원~1만원씩
내는 후원금으로 구입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두 여동생과 살고 있는 소녀가장 김아무개(18)양은
“이전에는 사회복지시설에서 나온 아저씨 아줌마들이 먹기 싫은 음식을 계속 가져와
억지로 먹었는데 이 곳에서는 평소 먹고 싶었던 것을 공짜로 고를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김양은 이날 쌀 3㎏과 라면 5개를 골랐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사랑의 마켓’은 매장이 좁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각지에서 이웃사랑을
담아 보내온 각종 식품류와 의류, 장난감 등 100여가지의 물품이 빼곡히 쌓여 있다.
매장 옆 무료급식소 입구에는 컴퓨터도 있고 수백권의 책도 있다. 후원자들이 물품을 싣고온
차량들이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은 건물주가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
그동안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물품 등을 여기저기서 확보하느라 바빴으나 이제 물품이
어느 정도 갖춰져 새해부터는 어려운 아웃들이 원하는 물품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됐다.
울산기독교사회봉사회 정연우(32) 사무국장은 “필요한 사람이 필요한 것을 직접 구입할 수
있도록 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생각해 수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점 초기에는 50여명에 불과한 회원이 4개월 만인 현재 400여명으로 늘었지만
보다 많은 소외계층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2년 안에 2호점을 낼 계획”이라며
“집에서 먹지 않거나 입지 않는 음식과 옷 등을 많이 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052)267-1365 울산/글·사진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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