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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KBS 라디오 인터뷰 내용 (8월 21일 오전 11시 35분 ~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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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신명호
Date : 2003-08-21 21:21 | Hit :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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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용
Q1. 지난 14일 ... 엑스포 과학공원에서 대전과학상점 준비모임에서 ‘과학기술의 대중적 이해와 과학상점’ 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움이 있었는데요... 과학상점은 무엇인가요?
A1. 과학상점은 뭔가를 파는 상점이 아니구요, 지역의 주민들이 누구나 편하게 드나들며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할 수 있는 지역사회를 위한 일종의 비영리 연구센터입니다.... 간단하게 소개드리면, 주로 생활속에서 부딪히는 과학기술 관련 문제들을 지역주민이나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과학상점에 가져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기술 전문성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니까요....보통 환경문제, 건강, 안전, 교육, 사회적인 문제 등이 대부분입니다. 과학상점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자들에게 활동을 요청하고, 그렇게 해서 연결된 연구자와 문제를 의뢰한 주민들, 담당 과학상점 코디네이터가 한 팀을 구성해서 연구 활동을 하게 됩니다. 돈 받고 용역 프로젝트하는 방식은 전혀 아니구요... 오히려 NGO 활동과 비슷합니다. 연구자와 지역주민이 연구를 같이 합니다.... 뭐 과학기술 NGO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사실은... 과학상점이란게 네덜란드에서 처음 만들어졌는데요... 원래 이름이 science shop입니다. 서구에서는 shop이 우리나라처럼 물건만 파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는 곳을 지칭합니다. 그래서 science shop이라고 하면 권위적이기 보다는 친근하고 동네 가게 같은 느낌을 지역 주민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요... 다른 이름으로 바꾸어 보려고 하긴 했는데 과학상점 만큼 친근한 이름을 찾지 못해서요... 먼저 시작한 분들이 이 이름을 많이 사용하고 있기도 해서... 그래서 대전과학상점으로 했습니다. 이름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과학상점 활동에서 제일 중요합니다.
Q2. 우리나라에서는 전북대에서 과학상점을 처음 운영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과학상점이 어떤 일들을 해왔나요?
A2. 글쎄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게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과학상점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게 6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 ... 과학상점이 지역에 뿌리를 못 내리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은 1998년일 겁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한 번 시도를 했었는데.... 학생들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에서 강하게 주장을 해서요... 과학기술문화 진흥법인가에 아마 과학상점 부분이 포함되어 있을 겁니다. 그래서 과학문화재단에서 2005년까지 전국에 6개 이상 과학상점을 설치하겠다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전북대도 그렇게 성공적이지 못한 편인데요, 과학상점이란게 여러 가지 조건이 잘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대전 같은 경우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시민사회의 역량도 옛날이나 다른 지역에 비해서 큰 편이구요... 연구단지에 좋은 연구인력도 많고... 일단 시민사회단체나 과기노조 같은 곳에서 적극적인 연대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전시도 관심이 많구요.... 아직 우리나라에서의 과학상점은 진행형이라고 생각하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미흡하더라도 애정어린 눈으로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Q3. 과학상점이 일반 시민들이 생활과 폭넓게 관여가 되겠는데요... 어떤 범위 내에서 활동을 하게 되는 건가요?
A3. 과학상점에서 말하는 과학기술이 사실은 사회과학, 인문과학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과학기술입니다.... 그래서 범위도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그래도 시민들의 생활과 직접 연관된 분야를 다루게 되겠죠... 저희들은 이제 시작하려는 단계라서 그렇구요... 외국사례를 보면 주로 환경/보건, 건강, 공공서비스, 정치사회적인 문제 등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Q4. 다른 나라에서는 시민들의 일이 있을 때마다 과학상점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요... 어떻습니까?
A4. 맞습니다. 네덜란드나 미국의 과학상점이 아주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대학이 지역사회와 결속력이 아주 높구요. 지역주민들도 대학을 아주 쉽게 드나들고 교육을 받기도 하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네덜란드 과학상점은 대부분 대학 내에 있습니다. 대학에서 과학상점을 직접 지원하거든요... 어떤 지역에서 가솔린 냄새가 심하게 나서 조사했더니 오래된 주유소에서 가솔린이 새어나와 하수관을 타고 가정으로 흘러든 것이어서 땅에 스민 가솔린을 제거하는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기도 했다는 군요. 결국에는 지방정부의 토질개선작업을 끌어냈답니다... 그리고 미국은 자발적인 시민사회 역량이 큰 편입니다... 그래선지 지역에 기반한 NGO 연구센터들이 과학상점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기부금이나 회비로 운영하는 편입니다.... 근데 미국 과학상점은 정말 다양한 일들을 처리하거든요. 인디언 원주민 들이 겪는 방사선 오염 위험성을 측정하고 대책도 세우구요, 화학공장 때문에 우물이 오염되어서 아이들이 백혈병에 자주 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플로리다 같은 곳에서는 공공서비스가 지역별로, 인종별로 불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걸 조사해서 시정하기도 하고, 고용유지와 환경문제를 고려해서 대책을 세우는 일도 있었습니다.... 대전과학상점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서 미국식으로 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한 좀 더 다양한 일들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Q5. 언제부터 과학상점을 준비해오셨나요?
A5. 사실 준비한 지는 꽤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10년은 할거라고 마음먹고들 시작했거든요. 2002년 초봄에 시작했습니다. 2002년 말에 다들 개인적인 사정들이 겹치면서 잠시 쉬었구요. 2003년 봄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지금 주로 활동하는 멤버가 10명 정도 됩니다. 30대 전후의 연구원이 3명, 대학원생 4명, 중견 연구원이 2명, 지역활동가 1명입니다. 준비모임 멤버들은 대부분 과학상점 스탭 역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연구자들은 따로 참여 연구자 인력 풀을 만들 겁니다. 물론 저희들이 연구자이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에 자료집이랑 홍보 팜플렛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구요... 지난 7월에는 서울에서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와 함께 간담회를 했습니다. 8월 14일에는 사이언스 페스티벌 토론회를 주관했구요. 앞으로는 법인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9월 이후에 대전지역 간담회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Q6. 과학상점...상담과 학문적 능력을 고루 갖춰야 하겠는데요... 앞으로 활동...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요?
A6. 일단은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구요... 시범 프로젝트를 선정해서 과학상점 운영을 시작하고 과학상점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 지 지역사회에 알려나갈 생각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실질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데... 올해 말에 과학문화재단과 대전시에 프로젝트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도적인 문제는 대전지역에 있는 정부출연연구소와 대학에서 도와주시면 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연구소가 개별적으로 수행하는 기본과제가 있는데 이중 몇 %라도 지역을 위한 과학상점 연구로 할당할 수도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연구학점이나 석사나 학사 학위 논문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있구요... 어쨌든 과기부나 대전시에서 연구소나 대학에 지원책이나 정책의지를 보이는 것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현재 저희 모임은 연구를 의뢰 받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설립의 거의 막바지에 와있다고 볼 수 있지요. 남은 일이 많긴 하지만 차근차근히 준비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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