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과학상점의 역사와 현재의 위치

유럽 과학상점의 설립과정은 네 시기로 구분될 수 있다.

제 1기 :

가장 오래된 과학상점은 학생운동의 뒤를 이어 1970년대에 네덜란드에서 시작되었다. 네덜란드 과학상점의 공공단체화(institutionalization)는 수입, 부 그리고 지식의 균등분배라는 모토로 1973년 선거에서 승리한 좌파 연합의 정치적 프로그램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당시 과학정책부 장관이었던 Fokele Trip은 내외적으로 과학의 민주화라고 알려졌던 것을 적극적으로 격려했다. 그는 과학상점과 같은 제안을 환영했다.

최초의 과학상점은 1973년 위트레흐트 대학 화학부에 설립되었다. 1978년에는 암스테르담 대학이 더 큰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관련 비정부 기관과의 논의에서 과학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대학 수준에서 과학상점을 조직하기로 결정했다. 네덜란드 노동조합 연맹은 대표자를 과학상점 일일 위원회 회의에 참석시킬 정도로 이런 과정을 지지했다. 다른 대학들은 봉사적 요소, 활동가적 요소 그리고 연구정책 도구로서 과학상점을 이용하는 것에 관해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을 강조하며 광범위하게 이를 뒤따랐다. 이 초창기의 과학상점은 영연방의 산업 노동자 계획(Industrial Workers Plans), 독일 연방공화국의 노동의 인간화(Humanization of Labour)를 위한 연구 프로그램 그리고 스칸디나비아의 대안적 생산 설계 등 과학기술 정책의 민주화를 위한 다른 나라들의 유사한 시도들과 연관시켜 생각할 수 있다.

제2기 :

1980년대에 과학상점의 두 번째 흐름이 벨기에의 두 상점과 독일, 프랑스 그리고 덴마크에서 전개되었다. 이들 상점은 독일의 Burgerinitiativen<시민 주도>(citizens iniiatives)와 같은 대안 운동의 부산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환경운동은 주로 갓 생겨난 환경분야 학과와의 공동작업에 기반한 발전에 강한 영향을 주었다. 이들 과학상점 중 일부는 아직도 오로지 환경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 3기 :

1990년대 과학상점 정신의 부활은 과학과 사회에 관한 화법에서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ICT 혁신은 종종 과학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계약에 대한 요구가 이야기될 정도로 과학과 대중 사이의 논의의 장을 변화시켰다. 산업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로의 점진적 전환에 대한 인식 강화는 사회적 수준에서 과학에 대한 소통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반영으로 이어졌다. 갖가지 모델이 행동하는 과학(science in action)을 이해하거나 과학이 대중과 조우하도록(meet) 하기 위해 제시되었다.

이런 논쟁 과정에서 과학상점의 개념은 정책 결정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받았다. 그 모델은 대중의 요구에 대한 그것의 독립적(partisan) 위치 때문에 특별하다. 즉 대중은 과학지식의 수령자나 상호적인 대화 파트너가 아니라 자신만의 지적 관심을 가진 제삼자(stakeholder)로 생각된다. 이런 생각은 특히 유럽에서 호응을 받았고, 과학상점의 조직적 연결을 강화하기 위한 유럽 위원회에 의해 앞서 언급한 활동으로 이어졌다. 이런 맥락에서 유럽 연합은 몇몇 과학상점의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로 결정했고, 아주 최근에는 과학상점 이용자와 과학정책 입안자들이 유럽 수준에서 교류할 수 있도록 유럽 연합의 보조금으로 과학 상점 네트워크가 설립되었다.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1990년대에 과학상점의 세 번째 흐름이 오스트리아와 영연방에서 시작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상점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네덜란드의 사례와 같이 시작되었으나, 영국의 경우 정부기관과 뉴필드 재단에 의해 시작되었다. 스페인에서는 과학상점이라는 용어는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비슷한 일을 하는 기관들이 다소 독립적으로 세워졌다.

제 4기 :

마지막 네 번째 흐름으로 과학상점은 중부 및 동유럽 인접(accession) 국가에서 1995년에서 2000년의 시기에 시작되었는데, 네덜란드의 사례를 따라 설계되고 네덜란드 과학상점과 협력하면서 실현되었다. 비록 체코 공화국에서는 결국 실패했지만 루마니아에서는 8개의 과학상점이 성공적으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유럽 과학상점의 역사가 연속적인 성공 스토리는 아니다. 1990년대에는 새로운 과학상점이 설립되는 반면에, 일부 초창기 설립 국가들에서 과학상점은 쇠퇴를 맞이했다. 오늘날 25개의 독일 상점 중 단 세 개만이 아직까지 운영 중이고, 80년대 말에 15개의 과학상점이 있었던 프랑스에는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또한 벨기에에서는 Leuven과 Gent의 과학상점이 문을 닫았다. 정책도구로서의 과학상점은 85년에서 95년 사이에 강화된 기업화, 민영화, 상업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사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Wachelder는 네덜란드 과학상점에 대한 연구에서 과학상점 폐쇄의 이유를 정부(state) 자금의 쇠퇴, 정치적 기후의 변화, 학생들의 참여가 어렵게끔 더욱 엄격해진 수학기준, 그리고 연구진들에 대한 부담이 증가하여 과학상점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을 더욱 꺼리게 되었다는 점 등에서 찾고 있다.

오늘날 유럽 과학상점의 개수를 정확히 추정하는 것은 어렵다. 출처에 따라 그 수가 달라진다. 그 한 가지 이유는 실제로 과학상점이 유지, 폐쇄되거나 새롭게 생성되는 현재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떤 상점들은 서류상으로는(on paper) 여전히 존재하지만 더 이상 활동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과학상점이라는 용어가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다. 따라서 위의 묘사에 맞는 모든 기관이나 프로그램이 스스로를 과학상점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유럽 위원회는 2001년 12월 4일 과학과 사회 활동계획에서 60개 이상의 과학상점이 유럽에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INTERACTS 프로젝트에 관한 우리의 연구와 다른 자료, 그리고 인터넷을 바탕으로 한 자료에 따르면, 앞서 언급된 대부분의 나라에는 3～5개의 과학상점이 존재하며 네덜란드에서는 여전히 몇 개의 특화된 연구진 위주의 상점을 포함하여 십여 개 이상이 유지되고 있다. 또한 몇몇 국가들은 과학상점이라고 칭하지는 않지만 이와 유사한 기관들(institutions)이나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덴마크에는 세 개 대학에 과학상점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는 프로젝트 중개소(agencies)가 있다. 독일에는 18개의 협동 사무소가 노동조합 연맹을 주요 고객으로 하여 활동 중이고, 영연방에는 많은 지역사회 교류 프로그램이 있다.

SCIPAS라는 약자의 [과학상점을 통하여 대중의 과학에 대한 접근을 향상시키는 것에 대한 연구와 회의] 프로젝트에서 유럽 위원회는 유럽 연합 내외적으로 과학상점 활동의 목록을 의뢰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나온 6개의 보고서는 지역환경에 최적화된 매우 다양한 활동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 가지 유형의 기능을 하는 - (모든 상점)고객에게 직접 전해지는 봉사, (대학기반 상점) 대학의 연구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 (역시 대학기반 상점) 대학의 교육에 개입하는 것 - 두 종류의 조직적 모델이 있다(대학 토대를 둔, 그리고 대학이 아닌 다른 곳에 토대를 둔). 대부분의 과학상점은 주로 봉사 지향적이다. 또한 대학기반 과학상점 중 많은 곳은 학생들에게 논문 과제나 연구 프로젝트의 흥미로운 주제를 제공함으로써, 고등 교육에서의 그들의 역할에 심하게 의존한다. 반대로 상점들은 대학 수준의 연구정책에 관한 의사 결정 과정에서, 그들의 기능을 단지 부수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단지 한 대학, 네덜란드의 Tilburg 대학만이 체계적으로 과학상점의 문제를 대학 위원회 수준에서 대학연구 프로그램화에서의 자료로 사용한다. 그러나 환경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과학상점 프로젝트의 학술 요원 그리고 심지어 학과들의 폭넓은 참여가 특이한 일이 아니다.

위 글은 Corinna Fischer, Loet Leydesdorff, and Malte Schophaus, “cience Shops in Europe: The Public as Stakeholder” 중 일부
(2장)를 번역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