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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철도정비창 내 식수 오염 조사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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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경숙
Date : 2006-09-18 14:38 | Hit : 4,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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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0805_철도정비창_내_식수오염조사_(시민과학_8월호).hwp (0byte) [21] DATE : 2006-09-18 14:38:28 |
철도정비창 내 식수 오염 조사활동
- 시민과학 제61호, 2006년 7/8월호 (8월21일) 칼럼, 신명호
철도정비창 내 식수 오염 조사 활동
지역에서 과학상점 연구의뢰를 받다 보면 일반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이 몇 가지 분야에 집중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시민참여연구센터(이하 참터)가 2003년부터 과학상점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역에서 꾸준히 연구의뢰를 받아서 50여건 가까이 되고 있는데, 참터의 역량이 부족해서 의뢰를 모두 소화해내지는 못했다. 많은 기대를 하고서 의뢰를 한 시민들도 있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한 번 이야기나 해보겠다고 생각해서 의뢰를 한 시민들도 있을 텐데, 의뢰하신 분들에게 큰 도움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항상 죄송스럽기만 하다. 시민과학센터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어서 삶의 현장에서 발생하는 과학기술의 내용과 문제점들을 소개드릴 수 있게 되어서 기쁘기만 하다. 비록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전문적인 과학지식이 없어서 어려워하고 있는 분들과 함께 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가 함께 좋은 일들을 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이번에 참터에서 소개할 이야기는 1년 전인 2005년 7월에 의뢰받아서 그 해 12월에 조사를 마치고 올 1월에 결과를 의뢰한 분들에게 알려드리면서 조사활동의 첫 단계를 마무리 지은 철도정비창 내 식수 오염 조사에 대한 것이다. 다른 의뢰 주제들 중에서 특별히 이 의뢰 건을 소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식수 오염에 대한 조사가 지역에서 의뢰받은 내용 중 5건의 주제가 연관되어 있는데다 과학상점 활동이라는 게 한 번 샘플 분석해서 결과 확인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의뢰자와의 지속적인 인터뷰와 상호작용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연관된 다른 의뢰 주제는 지하수 음용 여부 판별 방법과 유성지역 지하수 지도, 지하수 방사능 오염 측정,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지하수 수질 검사가 과연 믿을만한 건지에 대한 문의, 음이온 정수기 알칼리성 물의 건강효과가 정말 있는가 하는 것 등으로, 2006년 하반기에 철도 정비창 식수 오염 조사 문제와 함께 조사활동에 착수할 예정이다.
참터가 철도청 대전지방본부 차량정비창 노동조합(이하 정비창 노조)으로부터 의뢰를 접수한 건 전 참터 사무간사였던 이연진 회원이 신탄진에 위치하고 있는 정비창 노조를 방문했을 때였다. 박종욱 철도정비창 대전본부 노동조합 산업안전국장이 2004년 실시된 사측의 정기검사에서 ‘먹는 물 판정’이 나온 것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었다. 정비창에서는 식수로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는 데, 2000년도에 실시한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유기물질인 TCE (트리클로로에틸렌)가 검출된 바 있었다. 당시 세척작업장 등에서 나오는 오폐수관이 낡아 갈라진 틈을 통해 세척수 등이 지하수로 침출된 것으로 추측되었지만, 원인을 밝혀내려고 하기 보다는 단기적인 대책으로 전기온수기와 정수기를 지급하고 배수관 조사 계획을 수립하고 말았다. 지금도 정수기 필터에는 녹 성분으로 추정되는 빨간 물질이 다량으로 걸러지고 있어서 현장의 노동자들은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있고, 정비창 노조는 노후된 수도관에 의한 오염이 심각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반면 사측에서는 검사 결과를 놓고서 현장 노동자들의 우려를 근거 없는 것으로 일축하고 있었고, 이에 정비창 노조는 의례적인 검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사측에 전면적인 검사 또는 수도관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참터에 1)세밀한 현장조사를 통한 샘플 지점 선정과 2)음용 여부에 대한 재검사를 요청하였다. 참터는 9월 30일 현장답사, 11월 6일 1차 현장조사, 12월 11일 2차 현장조사, 12월 14일 3차 현장조사를 수행하고 채수한 샘플에 대해 음용수 검사를 한 후 결과를 정리하여 정비창 노조에 알려주었다. 이상동 전 사무국장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최영섭 박사(참터 회원)가 함께 현장조사를 수행하였다.
2005년 9월 30일, 현장 답사
박종욱 산업안전국장을 만났다. 정비창 사업장은 철도차량의 세차, 수리, 폐차 등의 작업을 하는 곳으로 전국에 세 군데 있는 철도정비창 중에서 대전이 총 30만평으로 가장 크고, 지하수를 식수와 공업용수로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사업장 환경, 특히 폐차장의 배수처리가 마구잡이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폐차장의 마감과 배수시설이 열악해서 많은 폐수가 지표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2005년 11월 6일, 1차 현장 조사
채수지점 설정하고 식수 특성에 대한 기초적인 측정을 하였다. 최영섭 박사가 동행했다. 사업장 내 총 7곳, 8개의 샘플에 대해 실시하였다. 원수와 수도관을 지난 물, 정수기 통과 식수와 통과 전의 식수, 배수관이 급수탑에서 가까운 곳과 먼 곳 등이 적절히 안배되도록 채수 지점을 정하였다. 식수의 기초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pH와 전기전도도(EC)를 측정하였다.
2005년 12월 11일, 2차 현장 조사
급수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 2곳에서 식수를 채수하고 음용수 검사를 실시했다.
2005년 12월 14일, 3차 현장 조사
사업장 1곳, 사원아파트 2곳, 지하수 원수 1곳, 사업장 근처 하천 2곳을 추가적으로 채수하고 음용수 검사를 실시하였다.
국가가 정하고 있는 음용수 판별 항목에 덧붙여 수도관 노후로 인해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 15개 (pH, KMnO4 소비량, 총경도, 증발잔류물, 염소이온, 질산성질소, 황산이온, 6가크롬, 알루미늄, 동, 아연, 철, 망간, 납, 카드뮴)에 대해서 검사를 실시하였다. 모든 항목에서 검사기준을 초과하지 않았고 ‘먹는 물 적합’ 판정을 얻었다. 이는 노동조합에서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로 노조 측에서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참터에서는 결과를 전달하면서 노조 담당자들과 결과를 놓고 인터뷰를 하였다. 다음은 조합원들이 직접 한 이야기들이다.
“먹는 물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특히 철 성분이 기준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가 다르게 나온 것에 대해 놀랍다.”
“정수기 filter에는 많은 녹이 걸러지고 있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성분 분석을 해 주기 바란다.”
“일단 지금까지의 결과를 reporting 해 달라. 내부 토론을 좀 더 거치도록 하겠다.”
“수도관 노후화로 인해 식수를 먹을 수 없을 정도까지 오염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2000년 TCE(트리클로로에틸렌)이 검출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수도관 노후화는 다른 문제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다른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 보겠다.”
음용수 적합 판정이 나왔지만, 실제 지하수를 먹는 물로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감이 남아있다. 참터에서도 정말 정비창 식수가 오염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여전히 의심하고 있다. 정비창 노조에서는 2006년 춘투 등으로 바빠서 식수 문제는 잠시 잊혀졌고, 참터 또한 올 상반기 동안 ‘학생-연구자-참터’로 연결되는 조사연구 활동 메커니즘을 시도하느라 바쁜 시간들을 보냈다. 상반기 조사연구 활동이 마무리된 7월 이후 하반기 조사연구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음용수와 관련된 연구의뢰들을 우선적으로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정비창 식수 문제 역시 여기에 포함되었는데 이는 음용수 판정 기준, 샘플링 횟수와 시기, 분석 방법 등에 문제가 있지 않았나 하는 의견이 연구자들로부터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음용수 판정 항목에서 국제기준과의 불일치 문제도 있고, 음용수 검사 방법에 따라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한다. 참터로서는 정비창 노조에서 갖고 있는 의심에 대해서 정말 문제가 없는 지 여부를 판별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 더군다나 사람들이 식수로 이용하는 지하수가 아닌가? 혹여나 참터가 문제가 있는 기존의 방법을 모르고 결과를 낸 것으로 인해 믿고 의뢰한 분들이 겪고 있는 일들이 지속되게 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판정 기준과 조사/분석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해보면서 정비창 노조 분들과 함께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하수 등 수질 전문가와 음용수 분석 전문가를 섭외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지금 수행되고 있는 음용수 검사 방법을 하나씩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 다음에 다시 한 번 정비창을 찾아갈 예정이다. 그리고 이전의 결과를 놓고 논의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행동을 함께 고민해 볼 것이다. 참터는 올 하반기에 연관해서 다음의 활동들을 준비하고 있다.
1. 정부의 음용수 판정 기준과 국제 기준과의 비교/검토
2. 현재 시행되고 있는 음용수 검사 방법의 문제점과 보완 방안
3. 정수기 필터에 걸린 물질에 대한 화학분석
4. 수도관 노후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한 추가적인 상세 자료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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