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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경숙
Date : 2006-09-18 20:04 | Hit : 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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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0302_ETRI노조_소식지.hwp (0byte) [25] DATE : 2006-09-18 20:04:06 |
김민수 으뜸참터지기께서 2005년 3월 2일 ETRI 노동조합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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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참여연구센터(참터) 소개글 3
해외의 과학상점 사례들
김민수 (기반기술연구소, 시민참여연구센터 참터지기)
네덜란드에서는 대학을 기반으로 과학상점이 형성되어 발전해 온 반면, 미국의 경우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연구센터의 형태로 미국식 과학상점이 정착되어 왔다. 이들이 지금까지 해결해 온 많은 사례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이 사례들을 통해 간단한 수준의 지원 활동에서 전문적인 연구 활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참여를 통해 지역 주민과 공동체, 그리고 생활환경의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고, 일반 시민들과 공동체의 입장에서 지식과 자료를 제공하고 대응 활동을 지원하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모습을 찾기 힘든 한국의 상황을 함께 반추해 보았으면 한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화학상점에 쥘리엔 지역 주민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몇 년째 동네 집집마다 가솔린 냄새가 심하게 나서 생활에 불편이 크다는 것이었다. 이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학생 자원봉사자와 석박사 과정의 스탭이 팀을 이뤄 문제 해결에 나섰으며, 토양과 이 지역의 공간 구조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 결과, 그 원인이 동네에 있는 한 오래된 주유소의 지하탱크에서 가솔린이 새어나와 낡은 하수관을 타고 각 가정으로 냄새가 흘러들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화학상점은 악취의 원인인 땅에 스민 가솔린을 제거하는 새로운 공법을 제안했으며, 또 지역주민과 함께 지방정부가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하여, 그 결과로 토질 개선작업이 시작되었다.
흐로닝헨 대학의 물리학상점에서 의뢰받은 사례들 중에는 고속도로 소음과 관련한 문제가 있었다. 도시 지역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의 소음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어, 대학 1학년 학생이 측정을 수행한 결과로 고속도로 소음이 정부 기준치를 넘어선다는 결정이 내려졌는데, 정부는 그럼에도 ‘수용할 만한 소음’이라는 설명으로 일관했다. 이에 지역주민들은 몇 년간의 투쟁 끝에 시의회로부터 ‘수용불가’라는 대답을 얻어냈고, 이에 따라 방음벽이 설치되었다. 또, 비턴스라는 희귀한 새에 관련된 사례도 있다. 비턴스는 외딴 습지에 사는데, 겨울에 얼음이 얼면 물고기를 잡을 수 없어 10%가 죽게 된다고 한다. 조류보호단체는 풍차를 돌려 얻어진 열로 얼음에 구멍을 내서 비턴스가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환경적으로 건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호수 깊은 곳의 물은 아무리 혹심한 추위에도 4°C를 유지하고 있고 이는 엄청난 양의 열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흐로닝헨 물리학상점은 호수 아래편의 물을 거품으로 만들어서 위쪽으로 올려 보낼 수 있는 수중 공기펌프를 제안했고, 이 시스템은 겨울 동안 트럭용 축전지 하나로 충분히 지탱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제 미국의 사례 하나를 살펴볼까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번에서는 1969년과 1979년 사이에 12명의 아이들이 백혈병에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원래 이 마을에서는 10년에 평균 5.3명의 아이들이 백혈병에 걸렸다.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인 희생자의 어머니들과 마을 사람들은 함께 FACE(For A Cleaner Environment)라는 모임을 만들어, 그 원인에 대해 조사했다. 이들은 소아백혈병 발병률이 높아진 원인이 마을의 공동우물이 오염된 것과 관련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비트리스 식품(Beatrice Foods)과 그레이스 회사(W. R. Grace Company)가 마을 공동우물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FACE 회원들은 미국 국립보건원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무관심하게 소아백혈병이 높게 발병하던 시기에 오염물질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FACE는 소아백혈병 발병률 조사 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JSI 센터를 통해 하버드 공중보건 연구소 교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버드 팀은 워번 주민들과 함께 공동으로 연구를 실시하여, 결국 오염된 우물물과 소아백혈병의 높은 발병률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통계적으로 밝혀냈다. 피해를 입은 가족들은 아이들의 죽음과 관련해서 두 회사에 소송을 걸었는데, 이 소송은 5년 동안 진행되었고 하버드의 교수들과 워번 주민들이 밝혀낸 명백한 증거로 가족들은 8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지급받았다. 이 사례는 오염된 우물이 백혈병 등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었을 뿐 아니라, 후에 화학물질에 오염된 지역을 깨끗이 청소하라는 연방정부법의 통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위의 사례들과 유사한 국내의 사건들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약 20년 전 온산 지역에 비철금속 단지가 형성되면서 발생한 괴질인 온산병에서부터 최근의 인근 대화동 1,2공단의 공해로 인한 대화 및 둔산 지역의 악취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건 속에서 워번의 사례를 떠올릴 수 있고, 용산 미군기지의 기름유출 문제에서는 쥘리엔의 사례를 떠올릴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의 합리적 해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관건은 바로 우리의 삶 주변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전문 연구자들의 관심과 참여이다. 참터는 많은 이들의 작은 참여를 통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고 모든 이들에게 소중한 큰 결실을 일구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참터에서는 참여연구자와 자원봉사자, 후원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직원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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