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과학기술인들의 잔칫날인 '과학의 날'을 하루 앞두고 예비과학기술인들이 던진 화두다. 이들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관련 단체들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과학기술회관 앞에서 '인간을 위한 과학기술을 요구할 권리'를 외쳤다. 집회를 주도한 서울대 '지식의 사회화를 위한 과학상점운동체'는 국내 대학 중에서 주류 과학기술에 대한 대안으로서 '과학상점운동'을 벌이고 있는 유일한 예비과학기술인단체다.

과학상점(science shop)은 지난 73년 베트남전에서 미국이 무자비한 화학전을 전개하자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의 화학과 학생들이 '인간과 사회를 위한 화학'을 내걸고 화학상점을 '개점'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일종의 대안과학기술운동이다.

'과학상점운동체' 대표 김준범(23.전기과4)씨는 '상점'의 의미를 교환에서 찾는다. 일반 시민들의 필요와 전문가들의 과학기술을 교환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김씨는 "과학기술에서 소외돼온 일반 시민들의 요구에 적합한 전문가들을 연결해주거나 함께 연구하게 하는 것이 과학상점의 활동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과학기술과 시민 사이의 벽을 허물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상점운동이 국내에 상륙한 것은 지난해 3월. 서울대 총학생회, 공대.자연대 학생회, 공대신문사, 자연대 환경동아리 '에코에코'(eco-echo) 등이 중심이 돼 '과학상점운동 관악학생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spn.snu.ac.kr/sci_shop)와 세미나 등을 통해 과학상점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과학의 날에는 한국과학기술회관 앞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현실을 꼬집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벌였다. 관악구 시민.환경운동단체들이 '도림천 살리기 운동'을 벌이자, 이에 발 맞춰 도림천 수중생태계 본격적인연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종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