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칼럼/기고] 시민참여연구센터 고정 칼럼 “참터마당”을 시작하며
|
|
|
작성자 :
강경숙
Date : 2006-09-18 20:10 | Hit : 4,446
|
김민수 으뜸참터지기께서 2006년 7월 5일 시민과학에 쓴 글입니다.
-------------------------------------------------------------------------
시민과학 7,8월호 참터 칼럼
시민참여연구센터 고정 칼럼 “참터마당”을 시작하며
김민수 (시민참여연구센터 으뜸참터지기)
한동안 광고에서 첨단을 의미하던 ‘e-’ 시리즈가 요즘은 ‘u-’ 시리즈에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습니다. Electronic의 e가 됐든 ubiquitous의 u가 됐든, ‘과학기술 입국’을 부르짖던 과거 그 시절의 선전과 달리, 과학기술의 발달이란 것이 인류에게 행복과 편리함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들에 대해서만 행복과는 무관하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는 현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소비자가 주체가 아니라 앞서 발전해 가는 기술이 소비 행위의 주체가 되어, 소비자들의 ‘기술 불안’을 자극하면서 소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소비가 그런 마당에, 과학기술에 있어서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과학기술이 조장하는 ‘전문가주의’의 허울 좋은 늪 속에 전문가들조차도 스스로 주체로서 서지 못하고 국가의 정책과 상업적 요구에 그때그때 휩쓸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근현대 과학기술의 발전 과정 속에서 연구 활동은 더욱 더 삶으로부터 유리되어, 일반인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고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도 없는, 완전히 동떨어진 ‘전문적’ 영역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과학기술자들 스스로도 자신이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여러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주체적으로 푸는 데는 관심조차 갖지 못합니다.
시민참여연구센터(약칭 “참터”)는 이러한 과학기술 현실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과학상점 운동을 활동 모델로 2004년 7월에 대전에 설립된 과학기술 관련 민간단체입니다. 현재 KAIST 내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집결된 대덕연구단지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지역 공동체와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제기되는 다양한 과학기술 관련 문제들을 지역 주민들과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터는 단지 주민들의 의뢰에 대한 해결사 역할만을 수행하기보다, 전문가와 일반 시민들이 문제 제기에서 조사/연구 활동 수행, 성과에 대한 평가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 활동의 다양한 영역에 함께 참여함으로써 일반 시민들이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주체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주의’의 관점에서 벗어나 “지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 그 지역주민들이 다른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인정하고, 지역 주민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함께 배우고 고민하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하고자 합니다.
물론 참터의 관심은 좁은 의미의 “과학기술” 관련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설혹 좁은 의미의 “과학기술” 관련 문제라 하더라도, 한 단계 더 들여다보면 많은 사회적 관계의 고리들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쯤 되면 대단해 보이던 ‘전문가’도 허울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양한 사회적 관점 속에서 과학기술을 들여다보고 얽혀 있는 문제들을 차근차근 풀어 나가는 데, 전문가나 일반인의 구분은 무의미합니다.
그러나 이상과 욕심만 앞설 뿐, 준비모임 시기를 포함해 4년여의 활동에도 불구하고 참터가 넘어야 할 큰 산이 아직도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사회 참여가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시민들의 과학기술적 문제에 대한 참여의지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참터의 지향을 제대로 이뤄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만남과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다행히 올해 봄부터 운영된 대학생 자원봉사 활동 덕분에 만남과 참여연구의 폭이 훨씬 넓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설립 이후 만 두 돌, 사람으로 치면 아직 말을 배워가는 시기입니다. 아직도 활동 내용에 있어 부족함도 많지만, 이번 호부터 시민과학에 참터의 고정 칼럼을 싣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참터에서 수행한 조사연구 활동의 내용과 성과를 정기적으로 게재할 예정이며, 이번 호에는 첫 기사로 지난 해에 과기노조 연대사업의 형태로 추진했던 ‘대전 철도 정비창의 노후 식수관에 의한 식수 오염 조사’에 대한 내용을 게재합니다. 시민과학센터와 활동형태는 다르지만 과학과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과 주요 관심사에 있어서 참터의 설립 이전부터 많은 부분을 공유해 오고 있었던 만큼,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긴밀한 유대를 다지고 함께 상생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참터의 활동에 많은 관심과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참터홈페이지 http://www.scienceshop.or.kr
연락처 042-869-2097(T) / 2090(F)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