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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예원
Date : 2005-11-26 02:54 | Hit :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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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달 정도 있으면 제가 세상에 태어난지 34년이 됩니다.
흔히 사람들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마치 앞으로 남은 날이 얼마되지 않는듯이 인생에서 무언가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여유를 많이 잃어버린듯 합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퇴직도 일찍하고 정년도 일찍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20대 초반부터 재테크를 연습하거나 노후설계를 하기도 한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아직도 부모님께 얹혀 사는 캥거루족입니다.
과외아르바이트를 몇번 해본 것 외에는 돈을 벌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허송세월하고 놀았냐면 절대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단지 직장만 다니지 않고 돈만 벌지 않았다는 것 뿐이지요.
앞으로의 계획이 없느냐면 그것도 절대 아닙니다.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아서 공부계획도 많고 언젠가는 꼭 스포츠카를 타고 세계각국를 한번 일주하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나이를 거의 의식하지 않으면서 살아왔습니다.
또한 잘먹고 잘살아야 겠다고 악착같이 재테크를 연습하지도 않았고 사회에서 남보다 앞서고 남을 누루고 내가 이겨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현실적인 재테크와 치열한 경쟁을 하지 않아도 앞으로의 저의 삶이 풍요로울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저는 악착같고 치열한 삶보다 마음이 여유로운 삶속에서 잃는것 보다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정도의 나이가 되면 미혼인 사람들은 주위에서 결혼에 대한 압력을 많이 받고 또 본인도 스스로 외로워하며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우리 엄마는 통 저에게 시집가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하고 싶은 일하고 하고 싶은 공부하면서 멋지게 살라고 하십니다.
시집가서 명절때 집에도 못오고 죽도록 시집에서 일만 할꺼면 그런 시집은 아예 가지도 말라고 하십니다.
저 또한 아직까지 결혼이 그다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직도 주위에는 미혼인 친구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결혼한 친구들은 한결같이 미혼인 친구들을 부러워 합니다.
살림하고 애키우면서 직장도 다녀야하고 ...남편은 일도 제대로 안도와주고 어쩌다 시어머니는 오시면 집에서 살림만 하시던 자신의 시절만 생각하며 집안 살림꼴이 이게 뭐냐고 속만 뒤집어 놓고 가신다고 합니다.
결혼전 연애시절에 약속했던 꿈같은 인생은 말 그대로 꿈이고 현실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라고 합니다.
일하기 힘들고 애키우기 힘들고 먹고살기 힘들고...
모두들 참 여유없이 마음이 메말라가면서 힘겹게 살아가고들 있습니다.
마치 내일 죽을듯이 서두르고, 마치 영원히 살듯이 쌓아두려고 합니다.
사람들은 모두들 너무나 서두릅니다.
20대부터 재테크를 해야하고 직장은 언제까지 잡아야하고 결혼은 언제까지 해야하고....몇살까지는 뭐가 어떻게 되어있어야 하고.....
자기명의의 집이 없다고해서 통장에 잔고가 적다고해서 사회적 직함이 그럴듯하지 못하다고해서 여유롭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은 아득바득 무언가를 쫏으면서 더 중요한 것을 잃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으며 살수있고, 아직도 캥거루족이고 집이 없고 직장이 없어도 저는 저보다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보다 더 즐겁고 행복합니다.
저는 40살 정도까지는 참터일도 열심히 하면서 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놀다가 40살쯤 되면 유럽으로 가서 관심있는 학문분야를 한 10여년 더 공부를 하고 50살쯤에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빨간스포츠카를 타고 세계일주 여행을 할 것입니다.
가다가 마음이 맞아 함께 동행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더욱 좋겠지요.
그리고 60살쯤에는 아프리카에 의료재단을 설립해서 그후로는 쭉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우리시대에는 첨단의학과 눈부시게 발전하는 생명과학의 혜택을 받아 평균수명도 엄청나게 길어질텐데.....60부터 저의 진짜 인생을 시작하여도 얼마든지 오랜시간 꿈을 이루며 살아갈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광고에서 보았듯이 우리의 남은 인생은 깁니다.
영원히 살듯이 여유를 가지고 또한 언제라도 그 무엇을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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